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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노인학대, 장애인 학대는 뉴스에 많이 나오잖아요. 그런데 우리가 아프고 폭행당하는 건 아무도 관심 안 가져요.” 

  • 작성자: 밤을걷는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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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561
  • 2021.11.26
직종을 가리지 않고 가시지 않는 파스냄새

돌봄 노동자들은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린다. 혼자 움직이거나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영유아, 노인, 장애인 등의 신체 활동을 돕는 업무 특성 때문이다.

거동이 불편한 65세 이상 노인들이 주로 생활하는 요양시설이 대표적이다. 시설 요양보호사는 물 마시기, 머리 빗기부터 목욕하기, 기저귀 갈기까지 일거수일투족 돌봐야 한다. 욕창이 생길까 봐 수시로 체위를 변경하거나 침대에서 휠체어에 앉히는 등 이동시킬 때 큰 힘이 든다. 몸이 뻣뻣하게 굳은 노인의 옷을 갈아입히면 요양보호사 둘이 달라붙어도 땀을 뻘뻘 흘린다.

야간 당직 때 혼자 노인 24명의 기저귀를 갈 때 울고 싶었다고 시설 요양보호사 강신승 씨는 말했다. “1시간에 열 분씩 대변을 봐요. 기저귀를 갈 때 순순히 응하는 어르신은 10%도 안 돼요. 못하게 버티거나 요양보호사를 때리세요. 더 힘이 들어갈 수밖에 없죠.”

근골격계 질환은 산재 신청을 해도 인정받기 쉽지 않다. 중장년층 여성 노동자가 90%인 상황에서 퇴행성 관절염이라고 의심받는 경우가 다반사다. 일하다 얻은 병이 아니라 나이들어 아프다는 거다.

안 그래도 적은 인력으로 다수의 이용자를 돌봐야 하는 상황에서 동료에게 미안해서 산재 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박선의 민주노총 전국요양서비스노동조합 광주지부 사무국장는 말했다. 무급으로 쉬어야 하니 치료도 못 한다.

혼자 움직일 수 없는 노인, 장애인을 집에서 돌보는 일도 쉽지 않다. 의료용 침대도 없고 휠체어를 둘 수도 없는 환경에 재가 요양보호사와 장애인활동지원사가 오롯이 몸으로 지탱해야 한다.

영유아를 집에서 종일 돌보는 아이돌보미 역시 안 아픈 곳이 없다. “기본적으로 아이를 안고 있어요. 어떤 이용자는 8시간 근무하는 내내 안아주라고 요구해요. 진짜 견디기 힘들 정도로 힘든 일이에요. 아이를 안고 들고 목욕하는 일도 보통이 아니죠.” 아이돌보미 배민주(공공연대노조 아이돌봄 분과 부분과장) 씨가 말했다.

대개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받자면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증명해야 한다. 그러나 의사가 아닌 노동자가 인과관계를 입증하기란 쉽지 않다. 다행히 2018년부터는 근골격계 질환에 대해서는 일정 업무에 종사한 것만 인정되면 업무상 질병으로 보는 ‘추정의 원칙’이 적용되었다. 문제는 이 원칙이 5년 이상 같은 일에 종사하는 등 상당한 기간이 될 때만 인정된다는 점이다. 돌봄노동자의 경우 이 기간을 크게 줄일 필요가 있다.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설비의 도입도 필요하다. 2017년 서울, 경기지역 조사에 따르면, 요양보호사가 노인을 이동시키는 방법(복수응답)은 ‘직원 2명이서 한다’가 72.5%, ‘자신의 손으로 한다’가 71.8%인 반면, ‘리프트를 사용한다’는 18.2% 뿐이었다. 늘 둘이서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적절한 설비의 도입이 절실하다. 노인이라고 하더라도 최소한의 몸무게는 40Kg이 넘는다.

아이들이 때리면 안 아플까요?

신체 활동을 지원할 때 이용자들이 얌전하겠다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시설 요양보호사들의 말을 들어보자. “맨날 뜯기고 맞고 꼬집히고…이년 저년은 애교에요.”(박선의 사무국장) “저뿐만 아니라 ‘니 자식들이 차에 치여 다 죽어야 한다’는 등 언어폭력은 자장가 같아요.”(강신승 씨)

“머리채를 잡으면 놓질 않으세요.”(강신승 씨) “가격해서 갈비뼈 세 개에 실금이 간 적도 있어요. 현장에서 119에 실려가는 일도 있었죠.”(강신승 씨) “남자 어르신이 니킥으로 차버리니까 그대로 떨어져 나간 요양보호사도 있어요.”(박선화 전국요양서비스노조 광주지부장)




어르신에게 물려 상처를 입은 요양보호사

장애인활동지원사의 경우 다양한 장애 유형에 대비할 수 없어 폭력에 더 쉽게 노출된다. 60시간 교육 이수만 하면 누구나 장애인활동지원을 할 수 있다. 무조건 현장에 투입돼 처음 보는 장애 유형에 적응해야 한다.

“문 열고 들어가면 칼이 날아다닐 때도 있어요. 장애인 돌발이 어디서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데 노동자들 스스로 감당하라는 거죠. 장애인이 폭행당하는 건 이슈화되지만, 우리가 폭행당하는 건 아무도 관심 없어요. 우린 사람도 아닌가 봐요.” 장애인활동지원사 김후남(공공연대노조 인천본부 장애인활동지원사 지부장) 씨가 말했다.

열악한 노동조건보다 더 무서운 성폭력의 공포

여성이 90%인 돌봄 노동자들은 상시 성폭력 피해에 두려워해야 한다. 아무렇지 않게 성적인 요구를 하거나 정신을 잃은 척하고 몸을 더듬기도 한다. 특히 이용자의 집으로 찾아가는 방문재가 돌봄 노동자의 경우 폐쇄적인 공간 때문에 더 위험하다.

“목욕시킬 때 사고가 나요. 보호자가 집에 있는데도 그래요. 나중엔 남자 어르신 가까이 가는 게 무섭더라고요. 집에 (남자 어르신) 혼자 있는데 들어가는 것 자체가 두려워졌어요. 그래서 방문재가는 못 하겠더라고요.” 전지현 요양서비스노조 사무처장이 말했다.

http://www.vop.co.kr/A0000160285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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