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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 철권통치자의 후계자, 독재를 내려놓다

  • 작성자: 힘들고짜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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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560
  • 2022.06.16

http://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697781?sid=104


민주 개혁 이끄는 토카예프 대통령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69)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지난 2019년 3월 국가수반 자리에 올랐다. 카자흐스탄의 둘째 대통령이었다. 당시만 해도 초대 대통령이자 30년간 카자흐스탄을 철권 통치했던 독재자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82)의 꼭두각시란 평가를 받았다. 나자르바예프가 고령 등을 이유로 대통령직을 사임하면서 자신이 점찍은 후계자에게 권력을 물려줬기 때문이다. 토카예프는 나자르바예프 정권에서 외무장관과 상원의장을 지내는 등 정치적 수혜를 받았다.


그랬던 토카예프가 최근 극적인 반전 드라마를 쓰기 시작했다. 토카예프는 지난 6일(현지 시각) 전·현직 대통령의 제왕적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쳤다. 개헌안이 77% 찬성률로 통과되면서 앞으로 전·현직 대통령은 집권당 대표를 겸할 수 없고, 그들의 친·인척은 고위 공직을 맡을 수 없게 됐다. 실제로 최근 토카예프는 집권당 대표에서 물러났다. 개정안은 또 대통령이 헌법 위에 군림하는 것을 막기 위해 헌법재판소를 신설하도록 했다. 토카예프는 대국민 연설에서 “대통령 임기를 연장할 생각이 없다”며 “국민 여러분이 주인의식을 가져야 독재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토카예프의 개혁 드라이브는 어느 정도 예견됐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는 취임 때 “조국을 좀 더 나은 나라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당시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자신을 ‘개혁가’라고 소개하며 “정치적 개혁 없이는 카자흐스탄은 성공할 수 없다”고 했다. 이후 표현의 자유를 증진하는 방향으로 집회시위법을 개정하고, 활동가들이 자유롭게 정부에 반대하는 의견을 개진하는 플랫폼 설계도 추진했다. 미 외교 전문지 디플로매트는 “토카예프가 카자흐스탄 개혁을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곧 높은 벽에 부딪혔다.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은 퇴임 후에도 막강한 권력을 행사했다. 대통령 퇴임 직전인 지난 2018년 국가안보회의(NSC) 의장에 자신을 임명한 뒤, 물러난 후에도 계속 이 자리를 차지했다. NSC 의장은 국방과 외교 등 주요한 국가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권한을 가졌다. 또한 국부(國父)에 해당하는 ‘엘바시(민족의 지도자)’를 헌법에 규정한 뒤, 이 역시 자신이 맡았다. 정·재계 요직은 여전히 그 친·인척들의 차지였다.


지난 1월 토카예프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극심한 빈부 격차와 일자리 부족으로 불만이 팽배한 상황에서 연료 가격이 급등하자 시민들이 반정부 시위에 나섰고, 순식간에 전국으로 확산됐다. 일부 시위대는 관공서 등 주요 건물을 파괴하고 불을 질렀다. 시위대는 나자르바예프를 겨냥해 “늙은이는 물러가라”고 외치며 구세력 청산을 요구했다. 전국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카자흐스탄 정부는 러시아군 공수부대까지 불러들여 시위를 유혈 진압했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개혁에 시동을 걸었다.


그는 “이 비극적 사태는 심각한 사회·경제 문제와 일부 국가기관의 비효율적이고 무능한 업무 탓”이라며 “‘엘바시’에 의존해 아주 큰 수익을 내는 기업과 갑부 계층이 있다. 이제는 국민에게 합당한 몫을 돌려주고 제도적으로 국민을 도울 때가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혁을 향한 국민의 성원을 잘 알고 있다”며 “정치와 경제, 사회 전반에 걸친 대규모 개혁을 통해 새로운 카자흐스탄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이 약속대로 그는 개혁 방안을 담은 헌법 개정안을 추진했고, 결국 성공했다. 이에 따라 나자르바예프는 면책 특권 등 헌법상 권한을 모두 박탈당했고, 토카예프 본인도 많은 권한을 내놓았다.


외교관 출신의 토카예프는 러시아와 거리 두기를 하는 등 실리주의 노선을 걷고 있다. 지난 2월 우크라이나에 보낼 군대를 지원해 달라는 러시아의 요청을 거절한 데 이어 자국 내 반러 집회도 허용했다. 러시아의 전승절인 지난달 9일엔 매년 개최한 기념 행사를 예산 절감을 이유로 열지 않았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은 “전승절 기념 행사 취소는 토카예프 정부가 맹목적으로 크렘린궁에 동조하기를 거부한 대담한 결정”이라며 “기본적으로 친러 노선을 유지하면서도 러시아와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카자흐스탄의 모습은 중앙아시아와 캅카스 지역의 많은 나라에 시사점을 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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