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news.naver.com/mnews/article/021/0002524977?sid=104
오는 11월 8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사사건건 충돌하던 미국 민주·공화당과 주요 정치인들이 2일(현지시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사진)에 대해 한목소리로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미 정치권이 ‘최대 위협은 중국’이라는 공통인식을 가진 데다 유권자들의 반중 정서가 확산하면서 중국에 약한 모습을 보일 경우 자칫 선거에서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분석된다.
펠로시 의장은 중국의 반발을 무릅쓰고 대만에 도착 직후 ‘내가 의회 대표단을 이끌고 대만을 방문한 이유’라는 워싱턴포스트(WP) 기고를 통해 “세계가 독재와 민주주의 사이에 선택을 마주하고 있다. 중국이 대만과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것을 방관할 수 없다”고 밝혔다. 1991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운동 현장에서 중국을 비판하는 현수막을 들었다가 구금되기도 했던 펠로시 의장은 인권문제를 앞세워 대중 강경 기조를 이어온 대표적 반중 인사다. 올해 82세인 그로서는 공화당 승리가 예상되는 중간선거 전 하원의장 자격으로 중국의 아픈 부분인 대만을 찾는 것이 정치인으로서 숙원일 수 있다.
여기에 중국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선거에 유리하다는 계산도 가능하다. 실제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2∼6월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미국인 82%가 중국에 대해 부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사설에서 “민주당이 올해 중간선거에서 불리하다. 펠로시 의장이 대만에 집중하는 건 (반전) 기회를 잡아보려는 필사적 시도”라고 주장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앞두고 “좋은 생각이 아니다”라고 밝혔던 조 바이든 대통령 역시 5월 일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유사시 대만에 대한 군사개입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는 등 취임 후 대중국 견제를 위한 인도·태평양 정책을 핵심 대외정책으로 삼고 있다. 미 권력서열 2위이자 민주당 차기 주자 중 한 명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지난 7월 중국을 겨냥해 “국제질서를 훼손하는 나쁜 국가들에 맞서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중국에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공화당 인사들 역시 마찬가지다. 차기 대선주자로도 거론되는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알려진 직후 SNS에 “낸시, 나도 함께 가겠다. 나는 중국에 입국 금지돼 있지만 대만은 아니다. 거기서 보자”고 밝혔다. 그는 이후 “중국의 선전에 괴롭힘을 당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호주, 한국, 일본 등 우방에 정말 나쁜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주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