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창조신화 속 여신인 설문대할망 벽화가 훼손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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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벽화는 지난 2012년 원도심 살리기 사업의 하나로 조성됐다. 벽화 가운데 훼손된 그림은 애초 초가들이 있고, 그 옆에 갈옷 등 전통복장을 한 제주인들이 한라산을 배경으로 인자하게 웃고 있는 거대한 설문대할망을 바라보는 모습을 담고 있었다.
훼손 부위는 벽화 속 설문대할망이 그려진 부분으로, 초록색 대형 동그라미 바탕에 하얀색으로 십자가가 그려져 있다. 제주인들이 십자가를 우러러보는 모습으로 바뀐 셈이다.
설문대할망은 제주도를 창조했다고 전해오는 신화 속 거대 여신으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창조신이다. 설문대할망은 치마에 흙을 담아다 제주도와 한라산을 만들었다. 또 치마의 터진 부분으로 새어 나온 흙이 360여개의 오름이 됐으며, 한라산 봉우리가 뾰족해서 설문대할망이 꺾어서 잡아 던지니 아랫부분은 패여 백록담이 됐고, 윗부분은 산방산이 됐다고 신화가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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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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