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news.naver.com/mnews/article/005/0001565819?sid=101
코인판 리먼 사태 공포 확산
거래소 FTX, 폭로 사태로 ‘뱅크런’
“FTX, 11조원 유동성 부족 파산 위기”
가상자산 시장에서 유동성 위기가 고조되면서 시장 참여자들이 급격히 자금을 빼고 있다. 세계 2위 규모를 기록했던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자전거래를 통해 몸집을 유지해오고 있다는 폭로가 도화선이 됐다. ‘코인판 리먼브러더스 사태’로까지 불리는 공포가 시장을 덮치면서 비트코인 시세는 급락했다. 가상자산 종목 대부분이 비트코인을 추종하는 만큼 국내 시장도 상당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10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FTX의 위기는 코인 전문매체 코인데스크가 FTX의 비공개 대차대조표를 보도하며 시작됐다. 이에 따르면 FTX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가 보유한 리서치회사 알라메다리서치는 전체 자산 146억 달러 중 36억6000만 달러를 FTT로 보유 중이다. 보유한 FTT를 담보로 대출받은 금액도 21억6000만 달러에 달한다. FTX는 자사 고유 코인인 FTT를 발행해 생태계 기반으로 삼고 있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의 루나·테라가 했던 역할과 유사하다.
이에 따라 뱅크먼프리드가 실질적으로 보유한 두 개의 기업을 통해 FTT 가격을 인위적으로 유지해온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FTX가 FTT를 발행하면 알라메다리서치가 이를 매입해주는 식으로 매수세를 올렸다는 것이다. 이 경우 알라메다리서치가 경영악화 등 이유로 FTT 매입을 중단하거나 대규모 매도세를 보이면 FTT가 급락할 개연성이 크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FTX의 유동성 위기를 우려한 이용자들의 ‘뱅크런’이 시작됐다. 지난 8일(현지시간)까지만 해도 비트코인 예치금이 2만개에 달했던 FTX에서 단 하루 만에 사실상 전량이 출금되며 이날 기준 예치금이 비트코인 1개 수준까지 떨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FTX가 11조원 규모의 유동성 부족으로 파산 위기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FTX는 위기를 넘기기 위해 세계 1위 거래소 바이낸스와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나섰다. 인수 의사를 밝혔던 바이낸스는 투자의향서를 철회키로 했다.
악재가 겹치며 25달러 수준으로 유지되던 FTT는 이날 오후 3시 기준 2.2달러로 급락했다. 현재 FTX는 모든 이용자들의 자산 출금을 금지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