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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차’ 자막에 발끈하는 그들의 멘탈리티.

  • 작성자: 네이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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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502
  • 2023.11.05
때 아닌 유모차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유튜브 채널 핑계고에서 박보영과 유재석이 유모차를 두고 이야기를 나눴는데 자막에는 ‘유모차’를 ‘유아차’로 고쳐서 나갔다. 이를 두고 일부 남초 커뮤니티에서 ‘페미의 검열’이라며 댓글 테러를 벌이기 시작했다. 이런 게 논란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역사가 깊고 갈등의 골이 깊은 논쟁이다.

유모차는 일본어 ‘우바구루마(乳母車, 유모차)’에서 유래한 말로 추정된다. 여기에서 ‘유모’는 ‘유아와 어머니’가 아니라’‘어머니 대신 젖을 먹여 주는 여자’라는 뜻의 ‘유모’다. 유모를 대신하는 차라고 해서 ‘유모차’로 불렀지만 시대가 달라졌다.



‘아이와 어머니’의 차가 아니라 ‘유모’의 차였다.

최혜영 민주당 의원 등은 ‘보행안전 및 편의증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서 “생활 속 성평등 의식을 높이고 평등육아를 지향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부합하기 위하여 성차별 용어인 ‘유모차’를 ‘유아차’로 개정하려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립국어원은 지난해 “’유모차’와 ‘유아차’가 모두 표준어로 등재되어 있으므로 두 표현 모두 표준어로 볼 수는 있겠다”고정리한 바 있다. “다만 ‘유모차’를 ‘유아차’나 ‘아기차’로 순화한 이력이 있다는 점에서, 되도록 ‘유아차’나 ‘아기차’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권장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사회 관습이나 인식이 달라진 현대에 이르러 순화해 써야 할 이유가 차고 넘친다. 실제로 유모차가 기원한 일본에서도 고연령층을 제외하면 더이상 유모차란 단어를 잘 쓰지 않는다. 유아차나 베이비카로 부른다. 야후 재팬에서 ‘유모차’를 검색해 보면 검색 결과가 469만 건, ‘유아차’를 검색하면 4280만 건이 나온다. ‘베이비카’도 4270만 건이나 된다.

굳이 ‘유모를 대신하는 차’라는 어원을 따지지 않더라도, 여기에는 아버지 ‘부’는 없고 어머니 ‘모’만 있다. 육아가 어머니의 몫이라는 오래된 고정관념을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유모차’는 ‘유부차’에 대응하는 개념이 아니다.

일부 남초 커뮤니티에서는 ‘유아’는 ‘幼兒’인데 ‘유아차’는 ‘乳兒車’라고 쓴다’며, 순화도 제대로 못 했다고 비웃는 반응도 있었다. 똑같이 ‘유아’라고 쓰지만 0~2세의 젖먹이는 ‘乳兒’로, 2~5세의 아이는 ‘幼兒’로 쓰기 때문에 이건 잘못된 비판이다.

차 앞에는 동력원이 들어가는 법이라며, 유아차는 유아가 모는 차라는 거냐고 반박하는 사람들도 있다. 여기에도 온갖 반례가 넘친다.

출연자가 ‘유모차’라고 말했다면 그냥 ‘유모차’로 실어주는 게 맞다는 주장도 있다. 나는 이 의견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유모차’라는 단어가 위와 같이 유래와 한자풀이에서 문제가 많기 때문에, ‘유아차’로 순화해서 자막에 표기했다고 해서 잘못이라 생각하진 않는다. 출연자가 ‘야채’라고 말해도 ‘채소’라고 고쳐서 자막을 다는 것도 오래된 관행이다.


페미와 PC가 세상을 지배하려 한다는 음모론.

단순히 이 정도 논쟁이라면 남초 커뮤니티가 이렇게 대동단결해서 댓글 테러나 싫어요 테러를 벌일 이유가 없다. 이 사건은 ‘정치적 올바름(PC)’을 둘러싼 전쟁의 연장선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남초 커뮤니티 등 일부에서는 극단적인 여성주의자들이 조직화해서 사상을 검열하고 교정하려 든다고 여긴다.

멀쩡한 ‘유모차’라는 단어를 ‘유아차’로 수정하려 한다든지, ‘폐경’을 ‘완경’으로, ‘자궁’을 ‘포궁’으로, ‘출산’을 ‘출생’으로 바꾸는 등이 그것이다. 나아가, ‘페미’가 언어 뿐 아니라 문화를 검열하고 그들 기준의 ‘올바름’에 맞춰 교정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의 세계관에서는 이건 단순히 단어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멀쩡히 돌아가고 있는 사회 질서를 해체하고 여성 중심의 사회로 바꾸려는 음모 같은 것이다. 페미는 문화예술계 곳곳에서 암약하고 있으며, 자신들의 사상을 손가락 모양이나 ‘PC적 검열’, ‘핑크워싱’ 등을 통해 드러낸다고 본다.


후략


-기사 전체-
http://slownews.kr/99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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