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news.naver.com/mnews/article/021/0002528725?sid=104
올라프 숄츠(사진) 독일 총리가 29일 유럽연합(EU) 회원국 확대와 만장일치제 폐지, EU 자체 합동군 창설 등 이례적으로 강경한 메시지를 쏟아냈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존재감을 상실했다는 독일 안팎의 비판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외신들은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의 16년 장기 집권 그늘에 숄츠 총리가 여전히 허덕이고 있다며 혹평을 내놨다.
숄츠 총리는 이날 체코 프라하 카렐대 연설에서 “EU가 회원국을 30개에서 많게는 36개까지 늘릴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한 대대적인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며 의사결정 방식을 현행 만장일치에서 다수결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회원국이 많아지면 의견 차이가 발생하고, 특정 국가가 거부권을 행사해 다른 국가들이 움직이지 못하게 막을 위험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U는 러시아 제재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헝가리 등 일부 국가의 어깃장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숄츠 총리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앞서 제안한 새로운 ‘유럽 정치적 공동체’ 구성 제안에도 찬성의 뜻을 밝혔다. 특히 EU 최대 화두인 합동군 창설과 관련해선 “2025년까지 5000명 규모의 군대를 만들어 분쟁에 더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도 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에 대공방어 레이더 시스템과 정찰 무인기를 지원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12월 총리직에 오른 숄츠 총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어정쩡한 자세로 주도권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극심한 가뭄과 물가 상승, 경제 침체로 역대 가장 인기 없는 독일 총리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