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1.13 기사
가자지구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하다 노르웨이로 귀국한 마스 길베르트와 에릭 포세 등 의사 2명은 12일(현지시간) 오슬로 공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자지구가 이스라엘군의 신무기 실험실이 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노르웨이 구호기구 노르왁(NORWAC)에 소속돼 가자지구 최대 의료기관인 가자시티 시파병원에서 열흘간 의료활동을 한 두 사람은 “이스라엘이 신종 무기인 고밀도금속폭탄(DIME)을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DIME은 좁은 범위에 폭발을 일으키기 위해 사용하는 소구경폭탄(SDB)의 일종으로 2004년 미국에서 개발됐다. 텅스텐 가루로 된 폭탄을 탄소섬유로 에워싼 것으로, 목표물에 맞으면 텅스텐 입자들이 폭발한다. 엄청난 압력의 광파와 함께 극히 미세한 유탄이 발산돼 반경 5~10m 내의 인체에 침투해 근육을 태우며 절단시킨다. 살상력은 크지만 다른 폭탄과 달리 금속 파편이 눈에 띄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2006년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를 공격하면서 DIME과 비슷한 무기를 사용했다고 이탈리아 TV가 보도했지만 확인되지는 않았다.
길베르트는 “우리는 파편에 맞지 않고도 신체가 잘린 부상자들을 많이 봤다”면서 “틀림없이 DIME으로 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포세 역시 “30여년 동안 분쟁 지역을 돌며 의료활동을 했지만 가자지구 부상자들에게선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양상이 나타났다”며 “이스라엘이 어떤 무기를 사용하고 있는지 국제사회가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이집트 접경지대의 라파 난민촌 등에서 화학무기인 백린탄(White Phosphorus)을 사용했다는 의혹도 받아왔다. 백린탄은 보통 조명·감시용으로 사용되는데, 인체에 닿으면 호흡곤란과 화상을 일으킨다. 제네바협약은 민간인 거주지역에서 백린탄을 쓰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공식적으로 “국제법상 금지된 무기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하레츠 등 이스라엘 언론들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관계자들은 “백린탄은 적들의 눈이 보이지 않게 해 우리 군의 진격을 돕는다”며 백린탄 사용을 사실상 시인했다.
이스라엘군이 열화우라늄탄을 사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유엔이 사용 중단을 촉구하고 있는 열화우라늄탄은 피폭자들에게 신체 이상과 유전적 질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미군은 1991년 걸프전과 2003년 이라크전에서 열화우라늄탄을 사용했다가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이스라엘은 또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미국산 최신형 벙커버스터 GBU39 폭탄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http://m.khan.co.kr/world/mideast-africa/article/200901131805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