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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이 학생에 대해 잘 모릅니다" 논란의 '교사 추천서'

  • 작성자: 동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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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2494
  • 2016.09.02


사례 1>
“사실 나는 이 학생에 대해 전혀 모릅니다.”


<사례 2>
“이 학생은 공부는 잘 하지만 의사가 될 자격이 없습니다.”


<사례 1>은 어느 종교인이 고백한 ‘고해성사’가 아니다.

2016학년 대학 입시에서 실제로 등장한 교사 추천서 내용이다.

종교인의 양심 상 절대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되었던 관계로 학부모가 부탁한 추천서를 마지못해 수락한 뒤 결국 추천서를 쓸 때는 ‘사실 그대로’ 실토했던 것이다.

‘학생에 대해 잘 모르면 차라리 추천서 써 주길 거절하면 좋았을 텐데’ 싶지만 종교 재단이 운영하는 대학에서 종교인의 추천을 필수로 하는 전형이라 학부모가 추천인을 찾기 힘들어 간곡히 애원했던 모양이다.

이 학생은 과연 입학할 수 있었을까?



<사례 2>는 몇 해 전 어느 의과대학 입학 사정관이 접한 교사 추천서 내용이다.

과장과 부풀리기 일색이어서 대학들이 골머리를 앓았던 교사 추천서 내용과는 정반대인 또 하나의 반전이었다.

학생의 인·적성을 그 어느 전공보다 중시하는 의과 대학에서 이런 문구가 비공개 봉인된 추천서에서 나오니 해당 입학 사정관은 적잖이 당황했다.

‘학생에 대해 개인적 감정이 있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이런 내용을 접하고 그 수험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려웠다고 아는 입시 전문가에게 털어 놨다.

대학들은 학생부 종합 전형에서 학교생활기록부가 우선이고 자기소개서와 교사 추천서는 이를 보완하는 참고 자료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그런 치명적 언급을 무시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 추천기사 전업주부, 월 4만7000원씩 10년 내면 매달 얼마받나 교사 추천서를 둘러싼 불만은 입시 주체마다 다르다.

교사들은 학생을 칭찬하는 미사여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 대학에 합격시켜 학교의 명예를 올려야 한다는 부담감에 시달리지만 학생과 학부모 역시 추천서 내용에 대한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교사가 작성 권한을 갖는 학생부에 이어 추천서까지 고려하면 교사와의 사소한 갈등도 피해야 한다.

그래서 교사가 추천서를 직접 쓰지 않고 떠넘기는 경우를 반기는 학부모도 없지 않다.

자기소개서가 ‘자소설’이 되더니 교사 추천서도 ‘자기 추천서’가 돼 버린 꼴이다.


2016학년 대입을 치른 H양(서울 도봉구)은 “선생님이 바쁘셔서 혹은 귀찮으셔서 학생의 ‘의사를 존중해 주기 위해서’ 학생에게 마음대로 써 오라는 하시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봤다”면서 “학생이 써 오면 선생님은 조금 다듬어서 입력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모님의 도움조차 받지 못한 한 친구는 자기가 직접 추천서를 쓴 뒤 나보고 봐 달라고 했다”면서 “자신의 학생 말투가 티가 나 대학에서 좋은 평가를 못 받을 것 같다며 걱정했다”고 밝혔다.


학생 스스로 쓴 추천서는 아무래도 미숙하고 주관적인 자화자찬으로 가득 차 대학 측의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 『학생부 종합전형의 모든 것』(꿈결)의 저자도 이렇게 썼다.


만약 교사의 요구에 부응하여 자기소개서나 추천서의 초안을 건넨다면 그 추천서는 학생부나 자기소개서의 내용을 그대로 반복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당연히 이 같은 추천서는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올해 경기도의 한 중학교를 졸업한 B양은 고입용 교사 추천서를 받을 때 겪었던 불쾌한 경험을 털어 놨다.

평소 성적에서 큰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던 B양이 사립 국제학교에 가겠다고 하자 교사들의 비아냥거림이 쏟아졌다고 한다.


“네가 그렇게 영어를 잘하냐?” “너 수학 수업 열심히 안 들으면 안 써 준다.” “돈이 많아서 그 학교 가는 거냐?” 등등. 사실 수험생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교사 추천서의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는 체험담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원서 접수 당일까지 교사가 추천서를 써 놓지 않아 부랴부랴 넣었다’ 등 사연도 가지가지다.




교사들도 할 말은 많다. 한 학기 겨우 본 학생의 추천서를 일일이 써 줘야 하는 고3 담임에게 과중한 부담이라는 것이다.

대학마다 요구하는 인재상이 달라 여러 버전을 써야 하는 경우도 큰 스트레스다.

김호성 영동고 진학부장은 “추천서는 물론이고 학생들의 자기소개서 첨삭까지 다 해 주려면 정말 힘들다”면서 “고1, 고2 담임이나 교과목, 동아리 지도 교사들로 분산하고 내용도 대학별로 통일해 주는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대입에서 실효성이 떨어지고 말만 많은 교사 추천서를 차라리 없애자는 주장이 최근 교육계에서 터져 나왔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블로그와 시도교육감협의회 등 기회 닿는 곳마다 학생부 종합 전형 보완책의 일환으로 교사 추천서를 폐지하고 학생부의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란을 비공개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기하고 있다.

 일부 교사들도 찬성하는 분위기다.

서울진로진학상담교사 협의회장인 오장원 단대부고 교사는 “그렇게 되면 일거리도 줄고 보다 공정한 평가가 될 것”이라며 “교사 추천서는 비공개이긴 하지만 사실상 좋은 얘기밖에 쓸 수 없는데 학생부의 교사 평가를 비공개로 하면 학생의 장단점 기재 등이 더 정확해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생부의 종합의견란을 비공개로 하는 데 대해 일부 학부모 단체가 불안감을 드러내며 반발해 교육 당국이 고민에 휩싸였다.

“학생부 내용을 알아야 자녀의 대입 방향 등을 결정할 수 있다”면서 “지금도 교사들의 일방적인 진술에 우려가 큰데 비공개로 하면 더욱 더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교사 추천서 폐지의 전제 사항이 가로막힌 것이다.

이 같은 사정은 대학들도 알고 있어 교사 추천서의 위력은 갈수록 줄고 있다.

이미 일부 대학은 입시에서 퇴출시켰다. 한국외대는 2017학년 수시 모집에서 학생부 전형을 확대하면서도 교사 추천서는 받지 않기로 했다.

건국대는 2016학년 KU자기추천전형에서 교사 추천서를 없애는 등 간소화 추세다.

미국의 입학사정관 제도를 본떠 학생부 종합 전형의 핵심 요소로 화려하게 등장했지만 초라한 운용으로 교사 추천서가 존폐 위기에 처해 있다.

교사 추천서 쓴다면 어떻게? 주의할 점

학생이나 학부모가 교사 등 추천인에게 내용과 관련해 개입하려 들 경우 반발심을 유발해 역효과가 날 수 있다.

특히 부탁 시기를 앞당길 필요가 있다. 김현숙 진로 컨설턴트는 “요즘이 추천서 청탁이 봇물을 이룰 때"라며 대부분의 학생이 고3 1학기가 끝나 급하게 부탁하는데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1학년 2학기를 마쳤을 무렵 나중에 추천서를 써 주실 선생님께 부탁을 드려 놓으면 선생님도 그 학생을 유심히 관찰하게 돼 좋은 글을 쓰실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무조건 담임선생님에게 맡기기 보다는 진로 관련 활동을 도와 준 담당 선생님에게 부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담임교사는 학생부에 충분히 의견을 피력하기 때문에 추천서는 학생의 다른 면을 밝힐 수 있는 선생님이 낫다.

추천서를 학생에게 써 오라고 하는 경우도 상당 부분 정보 부족에서 기인한 것이므로 추천서를 부탁할 때는 학생 스스로가 자신의 다양한 활동 자료를 선생님에게 제공하는 게 더 알찬 추천서를 받는 지름길이다.


http://media.daum.net/society/education/newsview?newsid=20160902100602121&RIGHT_REPLY=R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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