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변호사를 사칭하면서 11억 원을 뜯어낸 사기꾼이 붙잡혔습니다.
얼마나 치밀하게 사기극을 벌였는지, 속아서 결혼까지 한 부인은 최근까지도 남편을 진짜 의사로 믿었다고 합니다.
자신이 의사라면서 교제 중인 여성에게 영양제를 주사하고 있는 41살 이 모 씨.
하지만, 실제 직업은 의약품 도매상 영업사원입니다.
이 씨가 의사행세를 시작한 건 지난 2011년이었습니다.
소개로 만난 30대 여성에게 서울대병원 의사라고 속이고 병원 개원자금이 필요하다며 3억 6천만 원을 받아 챙겼습니다.
내친김에 역할대행업체를 통해 가짜 부모와 친구를 고용한 뒤 혼인도 했습니다.
아내는 최근까지도 남편을 의사로 알고 있었고, 딸까지 낳았는데 사기행각은 더 심해졌습니다.
결혼생활 중에도 채팅으로 만난 여성 3명에게 의사라고 속여 2억 원 넘게 받아낸 겁니다.
시장에서 구입한 의사 가운을 입고 다니고, 영양제와 백신 같은 판촉용 의약품을 여성들에게 직접 주사했습니다.
[정재봉 경위/서울송파경찰서 경제1팀]
"(이씨는) 중학교 졸업으로 알고 있는데요, 의학서적을 달달 외웠답니다. 의사 가운을 집에 가져갔고…."
낚시 동호회에서 만난 남성 6명에겐 로펌 김앤장의 인수합병 전문변호사라고 속여 주식투자 명목으로 5억 원을 받아 챙기기도 했습니다.
끝을 모르던 사기행각은 또 다른 혼인빙자 사기사건으로 구속된 뒤에야 꼬리가 잡혔습니다.
경찰은 이씨가 구치소로 면회 온 피해자들에게 "의료사고를 내 구속됐지만 곧 풀려난다"며 마지막까지 가짜인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판 캐치미이프유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