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명이 사망한 미국 메인주의 총기 난사 사건 용의자가 사건 발생 사흘간 도주 끝에 사망한 채 발견됐다.
27일(이하 현지시간) CNN·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메인주 경찰은 루이스턴 총기 난사 사건의 용의자로 수배 중이던 로버트 카드(40)의 시신을 이날 오후 7시45분쯤 발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앤드로스코긴 카운티 보안관 사무소로부터 용의자 카드가 이날 밤 사망한 채 발견됐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위치를 밝히지 않았지만, 시신이 루이스턴에서 약 13km 떨어진 리스본 인근 숲에서 발견했다고 말했다. 한 소식통은 CNN에 "용의자가 최근 해고된 재활용 센터 근처에서 발견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마이클 소척 메인주 공공안전부 국장은 "용의자는 앤드로스코긴 강 근처에서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이는 총상을 입은 채 발견됐다"며 총상은 머리에 있었다고 전했다.
카드는 지난 25일 루이스턴의 볼링장과 식당 등에서 총기를 난사해 18명을 살해하고, 13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사건 발생 직후 카드는 용의자로 특정됐지만, 도주했고 사흘째 검거되지 않았다. 경찰은 카드의 현재 주소지와 친척 집과 인근 강바닥까지 수색하며 그의 흔적을 찾다가 카드 가족의 집에서 확보한 노트에 극단적 선택을 결심하고 유서 목적으로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내용을 확인,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그를 추적했다.
특히 카드가 미 육군 예비군 중사로, 전투 배치 이력은 없지만, 부대 내 손꼽히는 '명사수'로 확인되면서 루이스턴 지역 주민들의 공포감을 한층 커졌다. 카드는 정신 건강에 이상이 있는 상태라는 보도도 이어졌다. 메인주 정보분석센터에 따르면 카드는 지난여름 환청 등의 문제로 2주간 정신 병원에 입원했던 것으로 파악됐고, 방위군 시설에 총격을 가하겠다고 위협한 전력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용의자 체포를 위해 루이스턴 지역에 자택 대피령을 내리고, 카드가 무장 상태라는 점을 알리며 주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지역 학교에는 휴교령이 내려지고 상점과 사무실은 폐쇄됐다. 카드가 사망한 채로 발견되면서 루이스턴에 내려졌던 자택 대피령은 해제됐다.
이번 총격 사건의 생존자인 태미 아셀린은 카드의 사망 소식 접한 뒤 CNN에 "지역사회가 더 이상 그(카드)를 두려워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돼 안심되지만,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이 너무 많아 슬프기도 하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카드의 사망 소식에 "집에 숨어 힘든 시간을 보낸 메인주 주민들이 안전하다는 것에 감사하다"며 의회에 총기 소지 규제 법안 통과를 재차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미국인들은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된다"며 "나는 의회와 공화당원에게 미국 국민을 안전하게 지킬 의무를 다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며 "그날이 올 때까지 나는 이 총기 폭력 사태를 종식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