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틱톡이나 트위터(현 'X') 등에 번지고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인 하마스가 이스라엘 어린이를 납치해 철창에 가두고 조롱하는 장면을 담은 영상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침공 이후 가짜뉴스가 소셜미디어에 넘쳐나면서 전세계 팩트체크계에 비상이 걸렸다.
문제의 영상은 3~4살 또래 아이들이 닭장 같은 철창에 갇혀있고 사람들이 낄낄대며 조롱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국내 한 일간지도 팔레스타인 하마스가 이스라엘 민간인 어린이를 닭장에 가두고 조롱했다며 "인권 유린의 현장"이라고 사진과 영상을 보도했다.
하지만 해당 영상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발발하기도 전인 지난 10월 4일쯤 SNS 틱톡(Tiktok)에 올라왔던 영상으로 드러났다. 하마스가 기습 공격해 이스라엘 민간인과 어린이를 납치한 건 지난 10월 7일(현지시간)이다.
이스라엘 팩트체커 "우리에 갇힌 어린이는 거짓... 전쟁 전 영상"
이스라엘 팩트체크 매체인 '페이크 리포터(FakeReporter.net)'는 지난 9일(이스라엘 현지시간) "가자 지구의 우리에 갇힌 납치된 이스라엘 어린이들을 보여준다고 주장하는 영상은 거짓"이라면서 "이들은 이스라엘 어린이들이 아니며, 해당 영상은 나흘 전, 즉 현재 전쟁이 일어나기 전 게시된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지난 8일부터 SNS를 통해 급속히 퍼진 틱톡 영상에는 '4일 전'이라고 표시돼 있다. '@user690306825128'이란 틱톡 이용자가 지난 10월 4일 이전에 틱톡에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데 현재 해당 영상은 삭제된 상태다.
전 세계 팩트체커가 검증에 나섰다. 스페인 팩트체크 매체인 '말디타(Maldita.es)'는 9일 동일한 틱톡 사용자가 업로드한 다른 동영상에는 일부 어린이가 철창 밖으로 나와 연석에 앉아 있는 모습이 나온다고 밝혔다. 아울러 해당 영상에 나온 목소리는 팔레스타인의 전형적인 언어가 아닌 아랍어 방언이라고 지적했다.
덴마크 팩트체크 매체인 Tjekdet(tjekdet.dk)도 10일 "해당 영상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계속된 지난 며칠간 촬영된 건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 "해당 영상은 아랍어를 사용하는 국가에서 제작되었으며 오랫동안 인터넷에 게시되었을 수 있다는 징후가 있다"고 밝혔다.
http://n.news.naver.com/article/047/0002409012?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