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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앨범 '포카' 얻고 쓰레기통 직행…상술에 환경도 파괴

  • 작성자: 박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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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449
  • 2022.06.28

http://www.joongang.co.kr/article/25081937#home



유명 아이돌 팬인 진모씨(27)는 지난달 발매된 최신 앨범 60장을 몰아서 샀다. 들어간 돈만 90만원이다. 가장 좋아하는 '최애' 멤버 포토카드를 모두 모으기 위해서였다. 그는 "모든 게 앨범을 많이 팔려는 상술인 걸 알지만, 원하던 카드를 얻으면 그만큼 행복하다"면서 "이런 맛에 '포카 도박'한다"고 했다.


'포카(포토카드)깡'. 기성세대는 잘 모르는 아이돌 팬만의 문화다. 아이돌 가수 앨범에 무작위로 들어있는 포토카드에서 원하는 사진을 얻기 위해 계속 앨범을 구매하는 걸 뜻한다. 발매되는 포토카드 종류가 워낙 많다 보니 팬들도 자연스레 똑같은 앨범을 여러개 구매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포카 도박'이란 표현까지 나온다.


아이돌 인기를 탄 K팝 시장은 그야말로 전성기다. 가온차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대중음악 음반 판매량은 약 5400만장으로, 2016년의 5배에 이른다. 급성장한 음반 판매고 뒤에는 수십, 수백 장의 동일 앨범을 사주는 열성적인 팬들이 있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10년 전엔 50만장 판매만으로도 대단한 일이었지만, 지금은 200만~300만장을 돌파해야 할 정도로 과열된 상태"라며 "소장 욕구를 자극하는 연예기획사 마케팅이 팬들의 중복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연예기획사들은 음반 판매량을 높이려 점점 다양한 구성품을 넣는다. 신용카드 크기의 포토카드뿐 아니라 엽서, 포스터, 포토북, 팬 사인회 응모권 등이 모두 무작위로 들어간다.


특히 하나의 앨범에 여러 버전을 두는 경우도 있어, 멤버 수가 많은 아이돌은 200종 넘는 포토카드가 나오기도 한다. 그렇게 나온 포토카드도 모두 모으는 게 팬 문화로 자리 잡았다. 기후변화 관련 K팝 팬 연합체인 '케이팝포플래닛'의 누하 이자투니사 활동가는 "친구가 똑같은 앨범을 500장 사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포토카드만 보고 음반을 사는 상황이니, 나머지 앨범 구성품은 대부분 그냥 쌓아두거나 쓰레기통으로 향한다. 앨범에 들어있는 CD로 노래를 듣는 팬도 거의 없다고 한다. 재활용이 어려운 수많은 플라스틱 제품이 의미 없이 버려지는 셈이다. 케이팝포플래닛 누룰 사리파 활동가는 "앨범이 대량으로 버려지는 모습은 충격적"이라면서 "이른바 랜덤 포토카드나 팬 사인회 등과 연계된 경품 시스템이 주된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확률성 마케팅이 낳는 문제는 환경오염 만이 아니다. 원하는 포토카드를 뽑을지 불확실하니 많은 팬은 앨범을 충동구매한다. 유튜브에 '포카깡' 영상을 올린 한 팬은 "원하는 포토카드를 다 뽑기 전까지는 내가 얼마를 썼는지 계산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팬 문화가 반복되면 사행성 문제도 커질 거라고 입을 모은다. 류수정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경북센터장은 "결과가 불확실한 일에 많은 돈을 걸게 만든다는 점에서 (포카깡도) 도박의 일종"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K팝 산업의 주 대상층인 청소년들은 도박 성향에 빠질 위험이 더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향진 가톨릭꽃동네대학교 간호학과 교수는 "포토카드를 얻기 위해 과도하게 앨범을 사는 청소년들의 행동은 나중에 도박 행동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포토카드 마케팅이 쌓이다 보면 더 큰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매출과 직결된 만큼 연예기획사의 즉각적 대응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K팝 시장에 법적 규제를 갖다대는 것도 현실적이진 않다. 이다연 케이팝포플래닛 활동가는 "이른바 랜덤 요소를 빼는 게 가장 효과적이겠지만, 업계서 오랫동안 지속해온 판매 기법이라 단기간에 사라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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