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둘째 딸 백민주화씨 네덜란드인 시부모 해롤드 모넌과 리타 모넌. 사진 황금비 기자
‘물대포 맞아 중태’ 백남기씨 네덜란드 사돈 병문안
“흉기도 없는 노인 향해서 물대포…범죄고 살인이다”
지난 14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민중총궐기대회에서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농민 백남기(68)씨가 25일로 12일째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의식을 되찾지 못한 채 치료를 받고 있다. 백씨의 사돈이자 둘째 딸 백민주화(29)씨의 네덜란드인 시부모 해롤드 모넌(63)과 리타 모넌(63)이 백씨를 병문안하러 23일 한국에 들어와 서울대병원을 찾았다.
25일 <한겨레>와 만난 해롤드는 “이번 일로 시위와 관련한 네덜란드 법규를 꼼꼼히 찾아봤다”며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경찰의 생명을 위협할 만한 그 어떠한 것도 들고 있지 않은 68살 노인을 향해서 직격으로 물대포를 쏜 것은 범죄행위이고 살인”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시위대를 이슬람국가(IS)와 비교하는 말을 한 데 대해선 “유럽에서는 탄핵까지 가능한 발언”이라고 했다.
한국의 대통령이 시위대를 폭도라고 하면서, 마스크를 쓴 시위대를 IS(이슬람국가)와 비교하는 말을 했다는 뉴스를 봤다.
만약 그런 말을 유럽에 있는 정치인이 했다면 그는 다음 임기에 절대 뽑히지 않았을 것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탄핵까지도 가능한 발언이다.
파리 테러범들은 이미 사람을 죽이기 위해 모의했던, 폭탄을 사용한 테러범이고, 한국에서 모인 사람들은 자신의 주장을 했던 시위자들이었다.
그게 어떻게 비교 가능한 것인가.
네덜란드에서는 경찰이 집회에 모인 사람들 주위를 차벽이나 컨테이너, 버스 등으로 막을 수 없다.
그건 불법이라고 규정되어 있다.
일반인의 통행을 보장하기 위해서라거나, 건물의 입구를 막기 위해서 특정한 부분만 막을 수는 있지만,
사람들이 모여있는 광장 전체를 빙 둘러싸서 막는 것은 불법이다. 법으로 규정되어 있다.
왜 시위가 불법이 되어야 하는가? 민주주의 사회 아니냐. 매우 불행한 일이다. 대한민국은 북한과 달리 민주적인 사회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이런 일을 겪어보니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어디가 남한이고 어디가 북한인지 헷갈린다.
네덜란드에서 영어로 된 기사들을 읽었는데, 읽으면서도 어디에 민주주의가 있는지 모르겠다.
이 나라가 정말 민주주의 국가인지 의심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