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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들여 코치 키워봐야…죄다 수도권행” SSG의 ‘손시헌 하이재킹’으로 본 지방팀 인력난 [춘추 집중분석]

  • 작성자: 캡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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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1.22
지난달 김원형 감독을 경질한 SSG 랜더스는 한국시리즈 종료와 함께 신임 사령탑 선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1군 일부 보직을 제외한 대부분의 코칭스태프 선임은 마무리된 상태. SK 출신 기존 코치 대부분을 쳐낸 SSG는 코치 공백을 단기간에 해소하기 위해 타 구단 소속 코치들과도 활발하게 접촉했다. 특히나 NC의 지원으로 미국 연수 중이던 손시헌을 퓨처스 감독으로 영입한 일은 ‘상도덕 파괴’로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SSG 측은 NC와 원만하게 해결했다는 입장이다. 단장 선에서 NC측에 사과의 뜻을 전했고, 손시헌이 그간 지원받은 금액을 반납하는 것으로 정리했다고 밝혔다. NC에선 “이미 끝난 일”이라며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NC 임선남 단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퓨처스 감독으로 가는 건 일종의 ‘영전’이라 우리도 크게 문제 삼지 않기로 했다. 지원금을 돌려받는 선에서 합의하고 기존 계약을 무효 처리했다. 특별히 더 할 말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른 지방구단 사이에선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보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지방 A 구단 관계자는 “수도권 팀들이 너무 상도가 없는 것 같다. 자기들이 코치를 육성할 생각은 않고 지방에서 기껏 키워놓은 코치를 빼간다. 이번 결정이 종국엔 후배 지도자들의 앞길을 막는 결과로 돌아올 것”이라 우려했다.


지방 구단 이구동성 “코치 구인난 심각해…기껏 키워도 수도권행”

취재중 만난 여러 구단에선 ‘좋은 코치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구인난을 호소했다. 지방 B 구단 관계자는 “지방구단이 FA(프리에이전트) 영입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웃돈을 얹어줘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코치 영입도 마찬가지”라며 “선수들만 그런 게 아니라 코치들도 지방행을 기피한다. 비교적 대도시에 속하는 부산, 광주 연고 팀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귀띔했다. 최근 감독을 교체한 모 지방구단도 몇몇 수도권 구단 코치를 영입하려다 ‘집에서 너무 멀다’는 이유로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 C 구단 관계자는 “수도권에 연고가 있는 코치를 모시는 건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라며 “특히 학교에 다니는 청소년 자녀를 둔 코치는 웬만해선 움직이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 미혼이거나 자녀가 성인이 된 코치라야 그나마 얘기가 된다”고 전했다. 창원 연고의 NC는 최근 2년간 코치진 개편 과정에서 지방구단의 설움을 톡톡히 겪었다. NC 육성 파트 관계자는 “당시 코치 영입 과정에서 하도 딱지를 많이 맞아서 일일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다. 꼭 모시고 싶은 코치였는데 ‘창원까지는 못 가겠다’고 하는 분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지방 A 구단 관계자는 “지방구단이 좋은 코치를 영입하는 방법이 하나 있다”면서 “돈의 힘으로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계약금도 다른 팀보다 높게 책정하고, 연봉도 높게 부르면 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기존 코치들과의 형평성과 코치진 페이롤 증가 문제가 있어서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결국 코치 자체 육성으로 해법을 찾는 수밖에 없다. 특히 지방구단일수록 코치 육성에 더욱 적극적이다. 베테랑 가운데 코치 자질을 갖춘 선수에게 은퇴 후 국외 연수를 제안하거나, 향후 코치 전환을 전제로 프런트 보직을 맡긴다. 그런데 이렇게 코치를 공들여 키워놔도 수도권 구단에서 채가서 허사가 되는 일이 다반사다. 가뜩이나 코치 데려오기도 쉽지 않은데, 기껏 키워놓으면 수도권 팀에 뺏기니 지방 구단으로서는 진퇴양난이다. 급기야 연수 중인 코치를 가로채는 일까지 벌어지면서 지방 구단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방 B 구단 고위 관계자는 “SSG에서 손시헌 감독을 데려가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분명 계약 기간 타 구단으로 갈 수 없다는 조항이 있었을 텐데도 수도권으로 가는 걸 보면서 우리도 비슷한 일이 생기는 건 아닌가 걱정이 되더라. 코치 국외 연수를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A 구단 관계자도 “애초 코치 국외연수 효과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는데 이번 일을 보면서 더 회의가 깊어졌다. 앞으로 코치 국외 연수를 보내는 데 신중해야 할 것 같다. 우리 구단만이 아니라 다른 지방 구단들도 비슷한 생각”이라고 전했다. ‘손시헌 사태’를 계기로 향후 코치 국외연수 기회의 문이 좁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국외 연수 계약 시 페널티 조항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방 C 구단의 관계자는 “연수 계약서를 작성할 때 ‘연수 기간에 타 구단으로 이적하면 그동안 받은 지원금의 몇 배를 토해내야 한다’는 식으로 강력한 손해배상 조건을 걸어야 한다. 여기에 동의하는 코치만 연수를 보내는 식으로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비슷한 일이 앞으로도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방 A 구단 관계자는 “지방팀이라서 겪는 여러 불이익은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수도권 팀들도 최소한의 상도는 지켜야 한다. 그동안엔 그래도 어느 정도 암묵적인 룰이 지켜졌는데 이번에 그 룰이 깨진 것 같아 아쉽다”면서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구단의 이익, 개인적인 성공도 좋지만 순간의 선택이 후배 지도자들의 앞길을 막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http://www.spochoo.com/news/articleView.html?idxno=107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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