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과천에 사는 중학생 한모(15)군은 요즘 인터넷 ‘내기 방송’에 푹 빠져 있다. 한 판에 100만원이 오가는 윷놀이를 보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고 한다. BJ(방송 진행자)가 던진 윷가락에서 눈을 떼지 못할 때가 많다. 가끔은 수업시간에도 몰래 방송을 본다. 한군은 20일 “다른 사람이 돈을 따는 것을 보고 있으면 직접 내 돈을 건 게 아닌데도 짜릿함을 느낀다”며 “경마장을 찾는 어른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남모(18)양은 하루에도 서너 번 희비가 엇갈리는 경험을 한다. 스마트폰 게임에 필요한 ‘확률형 아이템’ 때문이다. ‘뽑기’와 비슷한 확률형 아이템은 구입하기 전까지 내용물을 알 수 없다. 원하는 아이템이 한 번에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무심코 뽑다보면 한 달 동안 모은 용돈이 통째로 사라지기도 한다. 남양은 “아이템을 수십만원어치 사는 친구들도 있다”며 “어울려서 게임을 하려면 ‘현질’(현금 구매를 뜻하는 속어)을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청소년들이 도박에 빠져들고 있다. 인터넷 내기 방송, 확률형 아이템 등 ‘유사도박’을 거쳐 불법 스포츠토토 등 실제 도박까지 ‘중독의 덫’은 넓고 깊다.
![‘어린 타짜’들, 유사도박 늪에 빠지다 기사의 사진](http://image.kmib.co.kr/online_image/2016/0621/201606210400_11130923569233_1.jpg)
확률 극악으로 만들어놓고 현질 유도하는 요즘 게임들을보면 도박이랑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