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씨 의혹이 불거졌다.
최순실씨는 박 대통령의 오래전 멘토였던 고 최태민 목사의 딸이자, 박 대통령의 국회의원 초기
비서실장이었던 정윤회씨의 전 부인이다.
박 대통령과의 관계 이외에 특별한 직책이랄 게 없는 최씨가 지난해 말부터 미르, K스포츠재단을
잇따라 설립, 순식간에 대기업들로부터 800억원이라는 출연금까지 모았다는 게 의혹의 줄거리다.
이 과정에 안종범 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개입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지난해 10월과 올 1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설립 과정을 보면 권력형 비리의 냄새가 물씬
난다.
두 재단 모두 설립 신청 다음날 기다렸다는 듯 문화체육관광부가 설립허가를 내준다. 평균 3주일
정도 걸리는 것에 비교하면 초고속이다.
더욱 의심스러운 것은 재단 설립 시 제출하는 창립총회 회의록이 가짜라는 사실이다.
K스포츠재단 창립총회에서 임시의장을 맡은 것으로 돼 있는 정모씨는 당시 해외에 있었다.
누군가 이 일을 기획하고, 정부를 움직여 일사천리로 허가해주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이들 재단에 출연금이 모이는 과정도 의문투성이다.
삼성, SK, 현대차 등 국내 10대 대기업을 포함, 19개 기업이 두 재단에 800억원에 이르는 돈을
출연했고 이를 주도한 곳은 전경련이다. 극우 보수단체인 어버이연합에 활동비를 댄 것과 똑같은
행태이다.
고용창출을 하라고 해도 좀처럼 돈을 내놓지 않는 재벌이 800억원이나 되는 거금을 자발적으로
출연했다니 소가 웃을 일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청와대는 부인과 무시로 일관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권력자 주변 인물이 재단이나 단체를 만들어 이권을 챙기는 낯익은 수법을 연상케
한다. 당사자들이 떳떳하다면 스스로 해명하고 의혹을 벗을 일이다.
그렇지 않으면 국회의 국정조사와 특별검사의 수사로 밝힐 수 밖에 없다.
결코 그냥 넘길 수는 없다.
[ 경향신문 기사 ]
※ 기사전문보기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09212048005&code=990101
사과나 해명은 커녕, "이런 비상시국에 비방하다니"라고
국민들에게 화를 내고 있으니 기가 막히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