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방산 연루 의혹 관련 검찰 수사 대응 수순.. 한화그룹 측 "검찰수사 대응아냐"
한화 방산 계열사들이 최소한의 업무를 위한 자료를 제외한 모든 자료를 폐기하라고 직원들에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검찰이 삼성그룹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자 방산 사업에서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한화가 수사에 대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8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한화테크윈·한화시스템(전 한화탈레스)·한화디펜스(전 두산DST) 등 한화그룹 방산 계열사들은 이날 오후 긴급 임원회의를 소집하고 진행 중인 업무에 필요한 것을 제외하고 모든 자료를 폐기·소각하라고 지시했다.
내부 관계자는 "'삼성전자 압수수색으로 한화 방산 계열사에도 여파가 있을 것 같다'며 급하게 서류를 폐기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며 "직원들은 파일 삭제를 위한 전문프로그램까지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위사업추진위원회는 올해 4월20일 한화시스템을 한국형 전투기(KF-X)에 탑재할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 개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우선협상자 선정 전까지 이 사업은 LIG넥스원이 유력하다는 평가가 많았기 때문에 한화가 사업권을 따내는 과정에서 최씨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업계 관계자는 "LIG넥스원이 과거 AESA 레이더 핵심기술 확보를 위한 2차례 선행과제 연구에 참여하는 등 우위에 선 것으로 평가됐으나 오히려 한화시스템이 선정됐다"고 말했다.
당초 외국 방산업체들이 무기 로비스트 린다 김을 통해 AESA사업에 참여하려 했지만 잘 풀리지 않았고 결국 최씨를 찾았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은 한화시스템과 계약하면서 외국 방산업체의 기술 지원을 받도록 했다. 한화시스템 역시 해외 방산업체와 기술 제휴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순실 게이트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삼성전자 사옥 대외협력단 사무실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는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삼성전자의 지원관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것이다.
한편 한화그룹 측은 조직적으로 검찰 수사에 대응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부인했다. 한화 관계자는 "방산 담당자에게 확인해본 결과 별다른 자료 폐기 지시는 없었다고 했다"며 "최근 일련의 분위기 때문에 직원들이 알아서 하는 것이면 몰라도 굳이 위에서 지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http://v.media.daum.net/v/201611081431045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