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비 맞으며 하야 외치는 시위대 보도
AFP, 比 독재정권 몰아낸 민주혁명 빗대
日언론, 무력한 한국 국회·검찰에 ‘일침’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둔 9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1면에 “한국의 대통령 축출을 요구하는 시위대”라는 제목 아래 전날 국회 앞에서 장대비를 맞으며 ‘박근혜 하야’를 외치는 시위대의 사진을 크게 실었다.
외신들이 특히 박 대통령의 탄핵 과정에서 주시한 대목은 ‘아웃사이더들의 반란’ ‘피플파워’로 요약된다. 최고권좌를 권력에서 ‘축출’(ouster)한 것은 검사도, 정치인들도 아닌 일반 시민들이라는 것이다. 6차례에 걸친 대규모 촛불집회와 인간 띠 잇기는 전세계가 놀랐고, 국회의원들에게 문자를 보내 탄핵안 발의를 촉구하며 적극적인 청원활동을 벌이는 시민들의 모습에 또 한번 놀랐다.
AFP통신은 이를 놓고 “피플파워”라고 명명하기도 했다. 30년 전 필리핀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독재정권을 몰아냈던 민주혁명에 빗댄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의 마이클 휴먼 칼럼니스트도 촛불시위에 대해 “한국은 수십년 동안의 투쟁 끝에 독재자를 끌어내리고 경제발전에 걸맞은 정치적인 정치자유를 얻어냈다”며 “그 성취를 정치지도자들에게도 공유시키기 위해 거리로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통치집단이 아닌 민중에 의해 이뤄졌다는 것을 꼬집은 것이다.
실제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둘러싼 수사 및 탄핵 발의는 국민들의 분노에 힘입어 진행될 수 있었다. 검찰은 최순실 관련 사건이 배당돼 수사가 시작된 지 21일 만에 압수수색을 시작했고, 국회의원들은 정치적 득과 실을 따지느라 입장을 번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