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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 손석희, 탄핵 후 새 시대 첫마디는 ‘노무현’ 이었다

  • 작성자: 센치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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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1857
  • 2016.12.10


'민심과 다른 탄핵'과 '민심을 따른 탄핵'. 헌정 사상 벌어졌던 두 번의 탄핵에 대한 JTBC '뉴스룸'의 평가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2월 9일 JTBC '뉴스룸'은 표결 결과에 대한 평가와 향후 정국에 대한 전망을 내다보기 위한 특별 편성으로 진행됐다. 평소 월~목요일 '뉴스룸'을 진행하던 앵커 손석희가 금요일인 이날 이례적으로 앵커로 나섰다. 탄핵안은 가결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엄중한 시국 그의 날카로운 안목으로 짚어야 할 일들이 산더미였기 때문이다. 





이날 손석희는 '뉴스룸' 포문을 열며 "234대 56, 헌정사에 영원히 남을 숫자"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이는 시민들이 만들어 낸 숫자이기도 하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압도적 표차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시간 이후 한국 사회는 12년 전 한 번 열었던 문을 다시 열게 된다"고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을 언급했다. 2004년 3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한 기자회견에서 "총선에서 국민이 열린우리당(당시 여당)을 지지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당시 야당이었던 새천년민주당, 한나라당 등이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이 정한 중립의무 및 헌법 위반 등을 이유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것. 날치기 탄핵안 가결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직무가 63일 동안 정지 되기도 했다. 이후 헌법재판소는 탄핵안을 기각하며 "중대한 법 위반이 없다"고 판결한 바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안이 가결된 후 당시 서울을 중심으로 전국 각지에서 탄핵 소추 무효를 요구하는 국민의 촛불 집회가 열렸다.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하야를 요구하며 촛불을 든 2016년과는 반대 상황이다. 손석희 앵커는 "당시 열었던 문과 지금 연 문이 '탄핵'이란 것은 맞지만, 그 안의 세상은 전혀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모두의 지혜와 용기가 필요한 지도 모른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12년 전 탄핵의 문 안에 있던 것은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지키기 위한 촛불이었고, 12년 후인 2016년 탄핵이라는 이름의 문 안에 있는 것은 위법한 대통령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한 촛불이라는 뜻으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 

한편 앵커 브리핑에서 손석희 앵커는 비선실세 최순실 국정농단의 결정적 증거를 잡아 특종 보도했던 '태블릿 PC' 사건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코 자만이 아닌, 오히려 치열하게 고민한 '겸손'이 녹아 있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어쩌면 태블릿 PC 따위는 필요없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대통령과 공동정권을 만들었다던 비선실세의 존재, 꼼짝 없는 증거가 담겨 있던 태블릿 PC가 대통령의 사과까지 불러왔고 탄핵을 이끌어냈지만 이것이 나비효과의 시작은 아니었다"며 "2014년 4월 16일, 시민의 마음이 배와 함께 가라앉았던 날, 시민과 다른 공간 다른 시간에 살던 사람들이 있었다. 의전을 이야기하고, 라면을 챙겨먹고, 카메라 앞에서 보여주기 급급했던 야만의 시간, 시작은 거기서부터 였을지도 모르겠다"고 세월호 사건을 언급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은 가결됐지만, 세월호 7시간은 여전히 미궁으로 남아있다. 손석희 앵커는 이를 잊지 않았다. 

그러면서 "유족을 외면했던 정치권은 광장에 나온 노란 물결을 비국민으로 몰아 조롱했고, 고통 앞에 중립 없다고 말했던 교황은 경계 대상으로 분류했다. 일부 언론은 진상 규명 여부를 정치 투쟁이라 매도했다. 감춰진 7시간에 대해 끝내 함구한 채, 머리하고 화장하고 심지어 노란색조차 싫어했다던, 시민의 아픔과는 다른 시간과 공간 안에서 국가와 국민을 이야기 했던 사람들이다"이라며 "2014년 4월 16일, 그날부터 시작된 나비 날갯짓은 너무 커다랗고 선명해서 우린 이미 그 결과를 짐작하고 있던 것은 아닐까"라 말했다. 태블릿 PC가 탄핵에 결정적으로 공헌했지만, 사실 민심은 세월호 참사 당시부터 멍들어가고 있었다는 것. 

손석희는 마지막으로 "총 234표로 탄핵안은 가결됐다. 그러나 그 결과와 상관 없이 우리의 마음은 무겁다"며 "그것이 압도적 결과라 해도 자괴감을 치유해줄 수는 없다. 길고 긴 겨울은 이제 시작됐고 또 다시 봄이 오기 전에 해야 할 일들이 남아있다. 인양 해야 할 모든 진실들, 바로 잡아야 할 모든 비정상들. 아직 뒷 일이 너무 많이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잠깐의 승리에 취해 싸워야 할 것의 본질을 잊지 말자는 한 마디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돌아보고, 세월호 희생자를 잊지 말자는 손석희 앵커의 말은 JTBC가 왜 국민 언론으로 거듭났는지를 절절히 느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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