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후보 선출 위한 경선투표 하루 전 굿판
'친박 핵심' B국회의원 부인 등 당원들 대거 참석
목격자 "죽은 돼지 다섯마리가 사지 뻗은 채 통째로 올려져"
B의원 측 "경선 전날 굿판 없었다. 사실무근" 부인

【서울=뉴시스】김현섭 이혜원 기자 = 2007년 제17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선후보 선출 경선투표가 실시되기 하루 전 박근혜 후보 측 관계자들이 계룡산에서 대규모 굿판을 벌였다는 목격담이 나왔다.

당시 굿은 박 후보의 경선 승리를 기원하는 차원에서 열렸으며, 그 자리엔 많은 수의 한나라당 당원이 동원됐다고 현장에 참석했던 목격자가 증언했다.

12일 뉴시스가 접촉한 당시 한나라당 당직자 A씨에 따르면 '박근혜 당선 기원 굿'은 2007년 8월19일 충남 계룡산에 위치한 유명 사찰 동학사 인근의 오토캠핑장에서 열렸다.

이날은 한나라당이 17대 대통령 선거에 나갈 당내 대선 후보를 뽑기 위한 경선 투표를 실시하기 바로 하루 전이었다.

전국 각지에서 온 참석자들은 대부분 한나라당 당원이었고, 이들 중 상당수는 박 후보 캠프의 핵심 역할을 했던 B국회의원을 지지하는 당원들이었다.

이 굿 행사에 B의원은 직접 참석하지 않았지만 대신 B의원 부인이 모습을 나타냈다. 박 후보는 현장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계룡산 굿은 박근혜 후보의 경선 승리를 기원할 목적으로 열렸던 것"이라며 "전국 각지의 박 후보 지지자들이 모였는데 상당히 많은 수의 대형 전세버스가 주차장을 가득 메웠던 모습이 기억난다"고 밝혔다.

A씨는 "나는 기독교인이라서 그런 광경을 처음 봤는데 정말 어마어마한 굿이었다"며 "특히 죽은 돼지 다섯마리가 사지를 뻗은 모습으로 굿 상에 통째로 올려져 있었는데, 그 모습은 도무지 건전한 종교행사로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현장엔 오전 11시께 도착했고 굿이 막 시작될 무렵이었는데 승복을 입은 사람들 6명이 '바라'(놋쇠를 재료로 접시처럼 둥글넓적하고 얇게 만든 타악기)를 치며 행사장 분위기를 돋우고 있었다"며 "나는 굿을 다 보진 않았고 약 1시간 정도 머물다 돌아갔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굿에 참석했던 당원들과 함께 'B의원 부인이 굿을 좋아한다더라'는 얘기를 나눴던 기억이 난다"며 "B의원 부인이 경선 당일에도 울산에서 유명 무속인을 동원한 굿을 할 예정이라는 말을 현장에 있던 당원에게서 들었다"고 밝혔다.

A씨는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전날 박근혜 당선 기원 굿이 열린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누가 그 굿을 주최했는지는 모르겠다"며 "그 굿은 일종의 선거 운동이라고 볼 수 있었는데 당연히 박 후보 캠프에서 관여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근혜 후보 측이 열었다는 굿의 형식에 대해 현직 무속인 C씨는 뉴시스 기자에게 "굿판에 돼지가 동원됐다는 것은 서울식 굿을 했다는 의미"라며 "돼지를 잡아서 나중에 삼지창에 걸어서 세우든가 목을 걸어서 작두에 올라가는 게 서울식 굿"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돼지를 사용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고 지역별 스타일이라고 보면 된다"며 "승복을 입고 흥을 돋우는 사람들을 '문패꾼'이라고 부른다. 화려한 굿을 추구하기 위해 문패꾼들을 부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B의원 측은 "경선 전날 굿을 했다는 것은 사실 무근"이라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B의원의 부인은 굿을 하지 않는다"며 "본인에게 직접 확인한 결과 동학사란 곳이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B의원 측의 완강한 부인에 대해 A씨는 "그렇게 말해야 하는 입장은 이해가 가지만 굿을 한 것은 엄연한 사실"이라고 잘라 말했다.

http://v.media.daum.net/v/20161213170246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