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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키·사무라이… 세계 패션, 일본에 빠지다 [기사]

  • 작성자: 민방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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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2269
  • 2017.11.08

이런 건 좀 배워야..

일본 전통미 적극 차용하고 특별 패션쇼 열어 한정판 내기도
"고급스러운 이미지 심어주는 전략"


패션은 움직이는 것이다. 전 세계를 돌며 여러 나라 문화에서 얻은 영감과 아이디어를 디자인에 반영한다. 한두 해 전, 패션계는 1980~90년대 러시아 청년 문화에 매료됐고, 작년부터 올해 초까지는 해금(解禁)된 쿠바의 이국적 향수에 빠져들었다.

그 움직임은 이제 일본을 향하고 있다. 디자인에 일본 색채를 가미한 브랜드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패션쇼 콘셉트를 아예 일본으로 잡은 곳도 있고, 일본에서만 특별 컬렉션을 열고 한정판을 출시하기도 한다. 소셜미디어에도 일본 분위기를 낸 사진과 동영상이 자주 올라온다.

돌체앤가바나 모델이 일본 도쿄의 지하철 역에서 ‘이세탄 특별 컬렉션’을 소개하고 있다. 길거리 패션과 스포츠웨어 느낌을 담아 이세탄백화점 전용으로 내놓은 컬렉션이다. /돌체앤가바나
서구의 눈에 비친 일본은 이국적인 동양 문화를 간직한 나라다. 또한 현재 세계 패션의 화두인 스트리트(길거리) 캐주얼에서 첨단을 달려온 나라이기도 하다. 일본에 주목하는 브랜드들 역시 '전통미'와 '스트리트'라는 두 가지 주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하고 있다.

루이비통은 2018년 리조트 컬렉션 패션쇼장으로 일본 시가현의 미호 박물관을 택했다. 사무라이, 가부키, 우키요에(에도 시대 민속화)처럼 일본을 상징하는 문화적 코드가 디자인에도 녹아들었다.

가부키 배우의 눈 부분을 확대해 핸드백에 그려 넣었고, 탄탄하게 몸을 감싼 옷에는 사무라이 갑옷처럼 금속 징을 박아 장식했다. 배두나를 비롯해 런웨이(무대)에 오른 모델들은 짙고 검은 눈꼬리를 관자놀이까지 길게 빼서 민속화 주인공들처럼 분장했다.

루부탱은 스모 선수 이시우라 마사카쓰를 모델로 화보를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건장한 스모 선수는 상반신을 드러낸 채 가죽 가방을 메고, 반바지에 새빨간 스니커즈를 신고 자전거를 탔다. 주로 늘씬한 여성이 하이힐을 신고 등장했던 기존 루부탱 화보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보통 패션모델이 넘보기 어려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일본의 스트리트 패션에 주목한 곳들도 있다. 대표적인 곳은 돌체앤가바나. 지난달 초 일본의 유명 백화점 이세탄에서만 한정 판매하는 캡슐 컬렉션(유행에 빠르게 대응하는 소규모 컬렉션)을 만들고 도쿄에서 이를 소개하는 쇼를 열었다. 트레이닝복처럼 헐렁한 바지, '야구잠바'로 불리는 스타디움 재킷 같은 스트리트 캐주얼의 대표 아이템이 등장했다. 백화점에서 쇼를 마친 뒤에는 모델들이 도쿄의 지하철역과 골목길을 누비며 말 그대로 '길거리 패션'을 선보였다.

루이비통의 2018년 리조트 컬렉션에 모델로 나온 배두나(왼쪽)와 루부탱 화보에 등장한 일본 스모 선수 이시우라 마사카쓰. /게티이미지코리아·루부탱 인스타그램

발렌티노 역시 내년 리조트 컬렉션 콘셉트를 스포츠·스트리트로 정하고 그런 트렌드가 강세인 세계 도시를 돌며 팝업 스토어를 열고 있다. 지난달 도쿄를 출발지로 잡았고 일본에서만 한정 판매하는 스니커즈·핸드백도 선보였다.

전문가들은 패션 브랜드가 추구하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심어주기에 일본이 최적이라고 설명한다. 고급 아시아 음식으로 가장 먼저 스시(초밥)를 떠올리듯, 고급문화를 보유한 대표적 아시아 국가를 일본으로 본다는 것이다.

한류(韓流)에 대한 관심이 세계 곳곳에서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은 대중이 동경하는 고급문화로 나아가지 못하고 K팝과 드라마를 중심으로 마니아들이 열광하는 하위문화에 머무는 것과 대조적이다.

홍익대 섬유미술패션디자인과 간호섭 교수는 "제품 하나의 성패는 '테스트 마켓'으로 불리는 여러 지역에서 가늠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패러다임 변화는 성숙한 시장에서만 읽을 수 있다"며 "고도로 성숙한 취향을 가진 일본에서 그 변화를 포착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채민기 기자 chaepline@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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