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전격 경질됐다. 후임엔 마이크 폼페오(54·사진) 미 중앙정보국( CIA ) 국장이 지명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오랜 갈등을 빚어온 틸러슨 장관 대신 핵심 측근 폼페오 국장을 새 외교수장으로 선택했다. 강경파 폼페오 국장이 미 상원 인준을 통과할 경우 미국의 외교정책은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노선이 보다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5월 북·미 정상회담 준비는 폼페오 지명자가 사실상 지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폼페오 지명자는 북한 문제와 관련해 ‘비둘기파’였던 틸러슨 장관과는 달리 트럼프 행정부 내 대표적인 ‘매파’로 알려져 있어 향후 미국의 대북 정책 및 북·미 협상 과정에서 강경한 목소리가 반영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폼페오 후임에는 지나 헤스펠(61) CIA 부국장이 지명됐다.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 사상 첫 여성 CIA 국장이 탄생하게 된다. 헤스펠 지명자는 30년 넘게 CIA 에서 근무한 베테랑 CIA 요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폼페오 CIA 국장을 새 국무장관으로 지명한다”며 “지난 14개월 동안 그와 같이 일하면서 폼페오가 지금처럼 민감한 시기에 국무장관의 적임자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폼페오는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하고 우리의 동맹을 강화하고, 우리의 적국에 맞서며, 미국의 위상을 재건하는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오 지명자는 성명을 내고 “미국이 안전하고 강하고 자유로운 나라가 되도록 열심히 일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제안을 수용한 직후인 지난 9일 당시 아프리카를 순방 중인 틸러슨 장관에게 경질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틸러슨 장관의 경질 배경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불신을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보기에 틸러슨 장관의 사고가 ‘지나치게 기득권적’이어서 사사건건 충돌했다.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하고 관세 폭탄 등 전 세계를 상대로 무역전쟁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국무장관을 자신의 코드가 맞는 인물로 교체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북·미 정상회담과 무역전쟁에서 미국은 보다 강경한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폼페오 지명자는 CIA 국장 시절 매일 아침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보보고를 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을 얻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여름부터 틸러슨 장관과 갈등을 빚으면서 그의 후임으로 일찌감치 거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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