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1번, 5번 '베댓(최다 공감 댓글)' 두 개만 내리면 됩니다."
지난 18일 오후 6시 트위터에 이런 글과 함께 기사 링크 하나가 올라왔다. '키드갱'이란 이름의 트위터 이용자가 올린 기사 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반부패 정책협의회를 주재하면서 "그간 관행으로 여겼던 것도 국민 눈높이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고 발언했다는 보도였다. 그가 지적한 '베댓'은 2000여 개의 공감을 받은 것으로, "김기식을 감쌀 때도 그놈의 관행이셨다면서요" "거의 유체 이탈 화법이시네. 김기식, 김경수 등은 대체"라는 비판 댓글이었다. 하지만 키드갱이 링크를 올린 지 2시간 뒤 이 두 댓글은 다른 것으로 대체됐다. 둘 다 "국회의원 전수조사 가자"는 내용으로,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처럼 피감 기관 돈으로 출장 간 야당 의원들까지 조사하란 취지였다. 같은 날 '우라꽝'이란 이름의 트위터 이용자는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대선 당시 제보 조작 사건으로 복역 중인 이유미씨와 함께 찍은 사진과 함께 "안철수는 면회라도 가라. 진짜 사람 쓰고 이렇게 버리는 것 아니다"라고 쓴 글을 공유했다. 이른바 '드루킹'이란 이름으로 활동한 김모(49)씨 일당을 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도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한 일종의 역공(逆攻)이었다. 안 후보가 제보 조작 사건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해명한 것을 빗댄 것이었다. 이 글 역시 100회 넘게 공유됐고 안 후보를 비난하는 댓글도 줄줄이 붙었다.
최근 드루킹을 중심으로 한 민주당원들의 댓글 조작 사건이 터지면서, 여당 지지자들의 댓글 여론전 행태가 다시 한 번 도마에 올랐다. 매크로 프로그램 같은 불법이 아니라 하더라도 사실상 조직이나 마찬가지인 댓글 부대들이 활동하면서 정부에 우호적 여론을 조작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의혹의 중심에 드루킹 같은 인물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