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더워지면서 음식물 쓰레기 처리에 대한 고충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소량을 매일 버리기에는 번거롭고 한꺼번에 많은 양을 버리려니 음식물 쓰레기가 부패해 악취가 나고 해충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이에 음식물 쓰레기를 냉동실에 얼려뒀다가 버리는 경우도 있다. 음식물 쓰레기를 실온에 두면 발생하는 악취와 파리 등 해충을 피하겠다는 것이다.
서울 월계동에 거주하고 있는 오모(28)씨는 음식물 쓰레기를 얼려서 배출하고 있다. 그는 “지인에게 음식물 쓰레기를 얼려서 처리하면 간단하다는 얘기를 듣고 그 이후로 음식물 쓰레기를 계속 얼렸다가 배출하고 있다”며 “각진 형태로 얼리는 경우 배출이 편리하기도 하고 악취나 해충 발생도 막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지난 11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자취생 아니면 이해 못 한다는 음식물쓰레기 보관 방법’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음식물 쓰레기를 얼려서 처리한다는 몇 장의 사진과 함께 남성 아이돌인 슈퍼주니어 이특, 워너원 황민현 등도 과거 방송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냉동실에 보관했다가 배출한다는 기사 제목이 첨부돼 있었다.
해당 글 댓글에는 음식물 쓰레기를 얼려서 배출한다는 이용자가 다수 보였다. 이들은 ‘자취할 때 음식물 쓰레기가 얼마 나오지도 않아 얼린 음식물 쓰레기를 모았다가 배출한다’ ‘음식 남은 것을 냉동실에 얼려서 보관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썩어서 음식물 쓰레기가 되기 이전의 잔반들을 얼려서 처리하는 것이니 문제될 게 없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문제는 음식물 쓰레기를 얼려서 보관하는 경우 음식물 쓰레기에서 발생하는 세균이 거의 죽지 않는다는 것이다. 2016년 3월에 방송된 KBS ‘생로병사의 비밀’에서는 식중독과 장염을 일으키는 냉장고 속 세균을 다뤘다. 해당 방송에는 음식물 쓰레기를 얼려서 처리하는 한 가정집의 예를 소개했는데, 가정집에서 비닐봉지에 봉인한 채로 음식물 쓰레기를 보관해온 냉동실 선반에서는 기준치의 49배(기준치 200RLU 이하·측정치 9838RLU)에 달하는 세균이 증식한 상태였다.
방송에 출연한 김재석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흔히 냉동실에 두면 세균들이 얼어붙어서 죽지 않을까 생각하시겠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상당하다”며 “특히 바이러스 같은 경우에는 몇 년간 갈 수 있어 한 번 오염이 됐다면 위험성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해당 커뮤니티 글에도 ‘음식물 쓰레기를 왜 냉동실에 넣느냐’는 반응이 일부 있었다. 일부 커뮤니티 사용자는 ‘아무리 얼린다고 해도 쓰레기는 쓰레기’ ‘음식물 쓰레기 버리는 시간이 얼마나 걸린다고 그걸 얼리고 있느냐’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식약처 관계자는 “음식물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할 지는 개인의 자유이지만, 냉동고에 다른 음식물과 함께 (음식물 쓰레기를) 보관한다면 위생 상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다분하다”며 “가장 좋은 것은 음식물 쓰레기가 발생할 때마다 버리는 것이지만 여의치 않게 동결·건조하는 경우에도 다른 음식물과 함께 두는 것은 지양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