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홍기가 게양된 중국 베이징의 천주교 성당빈과일보 캡처
= 중국 공산당이 중국 내 천주교도들에게 '시진핑 사상'을 학습하고 성당에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五星紅旗)를 내걸 것을 요구했다고 홍콩 빈과일보가 21일 보도했다.
빈과일보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중앙통일전선부 부부장 겸 국가종교사무국 국장인 왕쭤안(王作安)은 새해를 맞아 천주교애국회와 중국천주교주교단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 같은 요구를 했다.
중국 가톨릭은 중국 당국의 인가를 받지 못한 지하교회 신도 1천50만 명과 중국 관영의 천주교애국회 신도 730만 명으로 나뉜다.
왕 부부장은 "중국 천주교는 높은 책임감과 사명감 아래 신도들을 이끌고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 학습을 관철해야 할 것"이라며 "끊임없이 중국화 발전 방향을 실천해 성당 내에 오성홍기를 높이 내걸고, 중요 국경일에는 국기 게양식을 거행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이에 마잉린(馬英林) 주교단 주석은 "당과 정부가 맡긴 중대한 책임을 저버리지 않고, 중국화 발전 방향의 길에서 더욱 큰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요구에 못 이겨 중국 불교의 성지이자 소림무술로 유명한 허난(河南)성 숭산(嵩山)의 소림사(少林寺)는 495년 건립 이래 처음으로 지난해 8월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 게양식을 거행했다.
1천500여 년이 넘은 소림사에 국기가 게양된 데 대해 비판 여론이 일자 소림사 측은 "국기 게양은 국가의 요구이며 애국애교(愛國愛敎)의 일환"이라고 해명했다.
이슬람교도에 대한 인권탄압으로 비난받는 신장(新疆)웨이우얼 자치구에서도 이슬람 사원들이 중국 당국의 요구를 못 이겨 오성홍기를 게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성홍기 게양식을 하는 중국 소림사빈과일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