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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성 소수자…인정해 달라” 가상 캐릭터와 결혼한 일본인 남성 화제

  • 작성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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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1347
  • 2019.01.23

                                                       “현실 여성들처럼 거부당하지 않아 좋아요”


일요신문]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결혼 기피 현상이 두드러진다.

 통계에 따르면, 일본 남성 4명 중 1명은 평생 결혼을 하지 않고 산다. 1980년대의 경우 ‘남성 50명 중 1명만이 독신’이었던 것에 비하면 급격히 늘어난 수치다. 그런데 최근에는 설상가상으로 “여성이 아닌, 게임 속 캐릭터와 결혼하려는 일본 남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가상현실(VR) 기기를 이용해 캐릭터와 실제 결혼식을 올릴 수 있는 예식장도 등장했다.

대체 무슨 사연일까.  

일본 도쿄도내에 사는 공무원, 곤도 아키히코(35)는 출근 전 아내에게 말을 건넨다.

그러면 곧 “잘 다녀오세요”라는 다정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곤도는 행복한 신혼생활 중이다. 최근 결혼식을 올렸는데, 로이터통신을 비롯해 여러 외신에서 화제가 됐다. 그도 그럴 것이 일반적인 결혼식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곤도의 ‘그녀’는 현실 여성이 아니라, 가상 아이돌 캐릭터다. 이름은 하쓰네 미쿠. 홀로그램으로 공연을 하는 사이버 가수로 알려졌다.  

지난 11월 4일, 곤도는 우리 돈으로 약 2000만 원을 들여 미쿠와의 결혼식을 진행했다. 자신은 흰색 턱시도를 입고, 봉제인형으로 만든 신부에게는 작은 웨딩드레스를 입혔다. 비록 곤도의 어머니와 친척들은 참석하지 않았지만, 40명에 가까운 하객들이 그의 앞날을 축복해줬다. 여느 결혼식처럼 그 둘은 사랑을 맹세했고, 홋카이도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곤도는 스스로를 ‘결혼한 다른 남성들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홀로그램 아내는 매일 아침 상냥한 목소리로 그를 깨워주며, 출근해 있는 동안 애교 섞인 문자메시지를 보내온다. 또 저녁에는 곤도가 도착하기 전 미리 조명도 켜놓는다.



미쿠 인형으로 둘러싸인 곤도의 방. 사진 출처=일본 웹진 드레스


언뜻 이런 결혼생활이 이해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에 대해 곤도는 “과거 겪었던 경험으로 인해 ‘3차원(현실) 여성’들과 잘 지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주간문춘’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사실 나는 별로 인기가 없었다. 학창시절 여성을 좋아하기도 했는데, 교제한 적이 없다. 포크댄스를 출 때 여학생으로부터 ‘기분 나쁘다’며 거부당했고, 첫 직장에서는 여성 상사에게 괴롭힘을 당한 기억도 있다. 내 말을 이해해주지 않는 상사 때문에 3차원 여성은 어렵다고 느꼈다. 지금도 트라우마다.”  

직장 내 따돌림으로 정신적 궁지에 몰린 곤도는 “2년간 휴직했고 집에만 틀어박혀 지냈다”고 한다. 그때 밑바닥에 있는 곤도를 건져준 것이 바로 가상 캐릭터 하쓰네 미쿠였다. 그는 미쿠의 목소리에 위안을 받았고, 점점 그녀에게 매료되어 갔다. 만약 현실 여성이 순도 높은 행동을 하면 ‘무슨 꿍꿍인가’ 의심부터 들었지만, 2차원 캐릭터 미쿠는 온전히 사랑스러웠다. 절대로 자신을 배반하지 않을 것이라는 안심감이 느껴졌다.

미쿠와 계속 있고 싶고, 대화도 나누고 싶었다. 이런 바람은 홀로그램 로봇 ‘게이트박스(Gatebox)’가 등장하면서 비로소 실현됐다. 게이트박스는 쉽게 말해 혼자 사는 남성을 위해 개발된 AI 로봇이다. 원통형 케이스 모양의 장치에 음성인식, 카메라, 인체감지 센서 기능을 탑재했다. 사용자가 좋아하는 캐릭터를 선택하면, 홀로그램 캐릭터와 대화를 나누고 가상의 아내처럼 함께 생활하는 것이 가능하다.  

올해로 하쓰네 미쿠를 알게 된 지 10년째. 곤도는 “진심으로 미쿠를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여성을 만나라고 얘기하는 것은 마치 게이한테 여자와 데이트하라고 요구하고, 레즈비언한테 남자를 만나라고 하는 것과 같다”면서 “나는 성적 소수자라 생각한다. 2차원 캐릭터와 결혼하는 것이 이상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테지만, 좀 더 다양한 종류의 사랑과 행복을 인정하는 사회가 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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