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카자흐서 송환 직접 언급 가능성…정부간 조율 거쳐 송환 절차 밟을 듯]
정부가 오는 21~23일 문재인 대통령의 카자흐스탄 국빈방문 계기에 독립투사 홍범도 장군의 유해 송환을 추진한다.
14일 정부 및 외교가에 따르면 최근 문 대통령은 중앙아시아 순방(16~23일, 투르크메니스탄·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 관련 관계부처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이같이 지시했다. 1943년 10월25일 카자흐스탄 크질오르다에서 7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홍범도 장군의 유해는 아직 국내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카자흐스탄 방문을 앞두고 직접 '홍범도 장군 유해송환' 건을 언급하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국빈방문에서 국어학자 계봉우 선생 등의 유해송환이 이뤄질 예정이라는 보고를 받은 문 대통령이 "홍범도 장군의 유해는 어떻게 되는 것이냐"고 물었다는 후문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독립유공자 유해송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후손의 의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1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홍범도 장군의 외손녀 김알라씨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외할아버지를 한국에 모시는 게 마지막 꿈"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다만 문 대통령의 국빈방문 일정에 맞춘 유해 송환은 물리적인 시간상 어렵다고 보고 카자흐스탄 정부와 추후 관련 대화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문 대통령의 지대한 관심을 감안하면 정상회담이나 국빈방문 이벤트에서 홍범도 장군 유해 송환 문제를 직접 언급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대한민국 역사의 주류로 세울 것"이라고 강조하며 유공자 발굴 및 국내외 유적지 관리에 여러차례 관심을 보여 왔다. 2017년 중국을 방문했을 때는 충칭 임시정부 청사를 찾기도 했다.
홍범도 장군의 유해송환이 문 대통령의 임기(2022년) 내에 이뤄진다면, 약 80년 만의 귀환이 된다. 홍범도 장군은 1868년 평양 태생으로 한반도 북부와 만주를 무대로 무장 독립투쟁을 했다. 대한독립군 총사령관으로 활약했고 봉오동·청산리전투에 참가했다.
이후 스탈린의 한인강제이주정책에 의해 카자흐스탄 크질오르다로 강제이주 당했고, 그곳에서 1943년 서거했다. 현지 고려인 극장의 경비를 서거나 표를 팔며 쓸쓸한 말년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크질오르다에는 홍범도 장군의 묘역과 '홍범도 거리'가 있다. 1962년 건국훈장 대통령장에 추서됐다.
알마티(카자흐스탄)=최경민 , 세종=유영호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