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처음 인구가 자연 감소했다. 한국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 수도 역대 최저로 떨어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이 0명대인 국가는 3년째 한국이 유일하다. 코로나19가 부채질한 인구절벽 현상이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통계청은 ‘2020년 출생·사망통계 잠정 결과’에서 지난해 출생아는 27만2400명으로 1년 전보다 10%(3만300명) 감소했다고 24일 밝혔다. 반대로 사망자는 30만5100명으로 전년 대비 3.4%(1만명) 증가했다. 각각 역대 최소치, 역대 최대치다. 김수영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계속되는 저출산으로 출생아 수가 줄어들고, 고령화에 따른 사망자 수가 증가하면서 지난해 인구 자연 감소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인구 자연증가 규모는 2013년(17만198명)부터 줄기 시작, 2017년(7만2237명)에는 10만명 선이 무너졌다.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84명으로 전년(0.92명)보다 0.08명 떨어졌다. 합계출산율은 2018년(0.98명), 2019년(0.92명)에 이어 3년 연속 1명 미만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OECD 평균인 1.63명(2018년 기준)의 절반 수준이다. 인구를 현상 유지하는 데 필요한 합계출산율은 2.1명이다. 회원국 중 1명 미만인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결혼 연령이 늦어지는 점도 출산율을 낮추는 원인으로 거론된다. 지난해 여성의 평균 출산연령은 33.1세로 2019년보다 0.1세 상승했다. 김 과장은 “혼인이 늦어지면서 첫째아 출산 연령이 높아졌다. 혼인 후의 가임 기간 자체가 더 짧아지기 때문에 전체 출생아 수와 출산율 감소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OECD 비교가 가능한 2018년 한국의 첫째 출산 연령은 31.6세로 가장 높았다.
문제는 앞으로 인구절벽이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통계청은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혼인 감소와 이에 따른 출산 감소 현상이 올해부터 본격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통계청이 발표한 ‘12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잠정)는 21만3513건으로 전년 대비 2만5646건(10.7%) 줄었다.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감소 폭이다.
http://n.news.naver.com/article/005/00014145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