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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기자시절...

  • 작성자: 정치좆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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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1258
  • 2021.02.28

내가 동아일보 기자가 된 것은 우연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행운이었다.

원래 나는 변호사가 되고 싶었다. 대학도 법과를 선택했다. 그러나 법학은 답답했다. 더구나 아버지는 내 하숙비를 보내지 못하셨다. 선배나 친구의 하숙집과 자취방을 전전하며 나는 지쳐 갔다. 영양실조에 빠졌다. 177cm의 키에 체중이 50kg을 밑돌기도 했다. 징집영장이 반가웠다. 졸업식을 1주일 앞두고 입대했다. 대학 졸업 앨범에는 시신 같은 내 얼굴 사진이 실렸다.

 

제대 후에 나는 투자신탁회사에 취직했다. 월급은 좋았다. 그러나 생소했다. 친구들은 만날 때마다 내 회사 이름을 다시 물었다. 그것이 나는 싫었다. 그 무렵 동아일보의 채용광고를 보았다. 나는 기자가 됐다.


나의 기자 생활은 거대한 낙종으로 시작했다. 1979년 10월 8일이었던가. 나는 ‘수습기자’에서 ‘수습’을 뗐다. 얼마 되지 않아 10·26이 터졌다. 그것을 정부 대변인 문공부 장관이 발표했다. 내 업무였다. 총리실 통일부 문공부 총무처를 포함하는 ‘중앙청’이 나의 첫 출입처였다. 그러나 나는 연락을 받지 못했다. 나는 전화가 없는 누나 집에 얹혀살고 있었다. 출근해 보니 호외가 나와 있었다.


1979년 12월 12일 해질녘. 여관에 들었다. 국무총리공관 정문 앞 삼청여관 2층(지금은 카페). 대통령권한대행 최규하 총리의 내각 구성을 취재해야 했다. 나는 총리공관을 드나드는 차량 번호라도 파악하고 싶었다.

갑자기 소대 규모의 군인들이 총리공관 정문을 에워쌌다. 나는 여관 밖으로 나가 현장 지휘관에게 사유를 물었다. 소령은 “훈련 중입니다. 들어가세요” 하고 대답했다. 정치부 데스크에 전화로 보고했다. 남중구 차장은 “여기도 들어왔어요. 철수하세요”라고 하셨다. 내가 겪은 12·12였다.

1989년 여름. 나는 도쿄특파원에 내정됐다. 같은 시기에 김대중 평민당 총재 측은 내 고향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를 내보내려 했다. 국회의원의 밀입북 이후였다. 김 총재 측근들이 나에게 그것을 알려주었다. 나는 사양했다. 나는 국회의원보다 특파원이 더 하고 싶었다. 그 기회를 놓치면 나는 무식쟁이가 될 것 같았다. 3년 2개월 동안 나는 일본을 경험했고, 세계를 짐작했다. 내 선택은 옳았다고 지금도 믿는다. 2000년에 나는 국회의원이 됐다.

스물여덟부터 마흔아홉까지. 인생의 한복판을 나는 동아일보 기자로 살았다. 나는 많은 것을 배웠다.

첫째, 진실을 알기는 몹시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전두환 정부의 금융실명제 연기처럼 굵은 특종을 곧잘 했다. 그러나 공천 탈락 예상자를 잘못 보도해 여러 정치인들께 상처를, 유권자들께 혼란을 드렸다. 다른 오보도 적지 않았다. 특종보다 오보가 나에게 더 깊은 교훈을 남겼다. 지금도 나는 진실에 신중하다.

둘째, 어느 경우에나 공정해야 한다는 것을 철칙으로 익혔다. 나는 국회의원에게 폭행을 당했다. 내 기사가 싫었던 의원은 의사당 안에서 나에게 주먹질을 했다. 나는 그것을 세상에 알리지 않았다. 그 대신 동료 기자에게 조용히 부탁했다. “앞으로 그 의원 기사는 자네가 써주게. 나는 공정할 자신이 없네.” 나는 공정을 내 브랜드로 삼고 싶어 한다.

 

셋째, 말과 글은 알기 쉬워야 하며, 그러려면 평범하고 명료해야 한다는 것을 마음에 새겼다. 김중배 편집국장은 논어의 술이부작(述而不作)을 가르쳐 주셨다. 꾸미지 말고 있는 대로 쓰라는 뜻으로 들었다. 이것을 나는 지금도 훈련한다.

넷째, 죽을 때까지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터득했다. 인생과 자연의 비밀은 너무 많고, 세상의 변화는 너무 빠르기 때문이다. 지금도 나는 일주일에 하루는 책을 읽으려 노력한다.

동아일보 기자 21년. 많이 일했고, 많이 마셨다. 괴로운 날도 많았다. 그래도 좋은 시절이었다. 나의 내면을 형성한 소중한 수업 기간이었다. 동아일보가 곧 지령 3만 호를 맞는다. 그 가운데는 내 청춘의 흔적도 서려 있다. 동아일보의 분발을 바란다.

https://www.donga.com/news/Politics/article/all/20171212/87685300/1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가 과거 기자 시절 전두환 정권 찬양 기사를 썼다는 비판에 당시 초년 기자여서 언론자유운동에 참여하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국민의당 김광수 의원은 국회 인사청문회에 나온 이 후보자에게 5·18 광주민주화운동 직후 정통성이 없는 전두환 정부가 손 내민 곳이 미국이었다면서 당시 신문기자였던 이 후보자의 당시 기사를 언급했습니다. 이 후보자가 한·미 정상회담이 국내에 몰고 올 훈풍이 기대된다는 말에 이어 인용이라지만, '위대한 영도자'라는 표현까지 썼다면서 총리가 돼 개혁과제를 끌고 갈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견습기자를 마친 뒤 얼마 지나지 않은 햇병아리 기자여서 어쩔 수 없었다면서 해직돼서 큰 고통을 겪으신 선배들께는 늘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몹쓸 짓을 한 기자였다면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자신을 발탁하지 않았을 것이며 단면이 아닌 전체를 봐달라고 말했습니다.

 

 

 

 

어쩐지 협치 운운 하더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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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크퀄퀄님의 댓글

  • 쓰레빠  크퀄퀄
  • SNS 보내기
  • 조중동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0

피바다님의 댓글

  • 쓰레빠  피바다
  • SNS 보내기
  • 시골에서 다선 하는 의원들 수준.. 지역출신이 출세하면 무조건 찍어줌.
0

Marlboro님의 댓글

  • 쓰레빠  Marlbo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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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낙연 "기자시절 전두환 '위대한 영도자' 표현
0

닉네임을입력님의 댓글

  • 쓰레빠  닉네임을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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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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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네님의 댓글

  • 쓰레빠  마네
  • SNS 보내기
  • 협치라고 언급했을때
    나는 이미 마음을 먹었지 재명아! 가자!
0

라뱅님의 댓글

  • 쓰레빠  라뱅
  • SNS 보내기
  • 그들과 타협할 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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