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브리핑] 외부인사 영입 '어마어마? 조마조마'"질소를 샀더니 과자도 들어있더라"
과자봉지에 과자는 적고 질소만 가득하다. 그래서 값이 뻥튀기되었다는 것을 사람들은 이렇게 패러디하곤 했습니다.
그 뻥튀기는 과자봉지에만 해당되는 것인가.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정현종 시인의 < 방문객 > 중 한 구절. 최근 더불어민주당 회의실 벽면에 걸린 문구이기도 합니다.
한사람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함께 온다는그 어마어마한 작업. 실제로는 어떨까요.
"영입인사라는 이름을 반납한다"
바로 그 시까지 인용하면서 의미부여를 했던 더불어민주당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의욕이 앞서다보니 오류와 실수가 있었다"
국민의 당은 부실검증 논란으로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고
당 대표가 직접 종편 보수논객들을 대거 영입한 여당 역시 내부에서조차 냉소가 나왔습니다.
이쯤 되면 정치권의 이른바 '인재영입'이란 이름으로 포장된 외부인사 영입은 '어마어마'가 아니라
'조마조마'한 작업이 되어버린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우선 저희 JTBC는 정치권이 사용하고 있는 '인재영입'이라는 단어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인재인지 아닌지는 유권자가 판단할 일이지정치권이 내세워서 되는 일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객관적 시각에서 보자면 '외부인사 영입' 정도가 맞지 않은가 하는 겁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민주주의 체제에서 정당이란 각자의 이념과 정책을 차별화하고 그것에 의해
시민의 선택을 받고 그렇게 해서 정권을 추구한다는 것.
인물보다 앞세워야 하는 것은 그것이 아닌가. 그들이 생각하는 인재라 함은
그런 토대 위에서 이념과 정책을 잘 실천하는 사람들이 아닌가.
그러나 선거를 앞두고 지금과 같은 외부인사 영입이 거기에 맞는 것인가.
'그렇다'라고 답할 자격이 있는 사람들도 물론 있겠지만, 그 역시도 결국엔 유권자들의 인정을 받아야 하는 것이겠지요.
"평소에 대비하지 못하여 구차히 충원하면 인재가 누락되고 근심을 면하지 못한다."
정조 어록 중 한 구절입니다. 사실 거창하게 정조 어록까지 동원할 일도 아닙니다.
그냥 과자 얘기가 편할 수도 있겠습니다.
과대포장에 실망한 소비자들은 점점 수입과자에 눈을 돌렸습니다. 매출은 급감했죠.
그러던 중 한 회사가 질소 포장 대신 내용물을 충실히 늘리는 '착한포장'이라는 역발상을 내놓았고
그 과자의 지난달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21%가 늘어났다는 사실.
즉, 시민의 눈은 정확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오늘(12일)의 앵커브리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