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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수도권 등에 소유한 빌라는 500여 채에 달한다. 주택 보유 규모로 보자면 전국 1위다. 그러나 이 빌라는 매매가와 전세보증금이 같거나, 보증금이 더 많은 일명 ‘깡통빌라’다. A씨가 소유한 빌라의 세입자들은 주로 내집 마련이 어려운 신혼부부나 사회초년생들이다. 피해는 세입자가 전세계약기간 만료 후 집을 나가려 할 때 발생한다. 분향대행사, 부동산중개업자, 임대사업자 등이 전세보증금을 나눠가진 탓에 세입자에게 돌려줄 보증금이 한 푼도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A씨 전세사기 피해자 모임이 있을 정도로 깡통빌라 피해자들은 전국에 퍼져있다.
A씨와 중개인들의 전세사기는 범죄에 해당하지만 이들을 추적한 것은 수사기관이 아닌 38세금징수과였다. A씨가 내야 할 체납세금이 수억 원에 달했지만 서류상 A씨는 ‘빈털털이’다. 서울시가 A씨 소유 빌라에 대한 공매처분을 하려해도 선순위 채권자가 있는 상황이라 공매 실익도 없다.
“A씨 소유 빌라에 거주하고 있는 세입자들을 상대로 피해를 조사하기 위해 조사관들이 일일이 방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세입자들에게 ‘임대차계약서류를 보여달라’고 했죠. 그런데 계약서 내용이 이상했습니다. 임차기간이 7~8개월에 불과하고, 보증금 없이 월 45~83만원의 월세를 내는 소위 ‘단기방’ 계약자가 많았던 겁니다. 그러니까 이미 가압류가 돼 세입자를 받으면 안 되는 빌라에 A씨가 세입자를 들이고, 월세를 받아온 거죠. 그때부터 A씨 빌라에 거주하는 세입자들의 임대차계약 서류를 전부 뒤지기 시작했습니다.”(38세금징수과 조사관)
((중략))
서울시는 또 A씨가 체납세금을 납부하지 않기 위해 소득을 고의로 은닉·탈루했다고 판단하고 지방세기본법에 따라 범칙사건으로 전환해 수사를 진행, 조만간 고발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A씨 빌라에 가압류만 하고 현장점검을 하지 않은 HUG에 공문을 보내 A씨와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도개선을 요구했다”면서 “앞으로도 철저한 현장조사를 통해 세금을 고의로 체납하는 사람들을 적극 찾아내 조세정의를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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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수도권 등에 소유한 빌라는 500여 채에 달한다. 주택 보유 규모로 보자면 전국 1위다. 그러나 이 빌라는 매매가와 전세보증금이 같거나, 보증금이 더 많은 일명 ‘깡통빌라’다. A씨가 소유한 빌라의 세입자들은 주로 내집 마련이 어려운 신혼부부나 사회초년생들이다. 피해는 세입자가 전세계약기간 만료 후 집을 나가려 할 때 발생한다. 분향대행사, 부동산중개업자, 임대사업자 등이 전세보증금을 나눠가진 탓에 세입자에게 돌려줄 보증금이 한 푼도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A씨 전세사기 피해자 모임이 있을 정도로 깡통빌라 피해자들은 전국에 퍼져있다.
A씨와 중개인들의 전세사기는 범죄에 해당하지만 이들을 추적한 것은 수사기관이 아닌 38세금징수과였다. A씨가 내야 할 체납세금이 수억 원에 달했지만 서류상 A씨는 ‘빈털털이’다. 서울시가 A씨 소유 빌라에 대한 공매처분을 하려해도 선순위 채권자가 있는 상황이라 공매 실익도 없다.
“A씨 소유 빌라에 거주하고 있는 세입자들을 상대로 피해를 조사하기 위해 조사관들이 일일이 방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세입자들에게 ‘임대차계약서류를 보여달라’고 했죠. 그런데 계약서 내용이 이상했습니다. 임차기간이 7~8개월에 불과하고, 보증금 없이 월 45~83만원의 월세를 내는 소위 ‘단기방’ 계약자가 많았던 겁니다. 그러니까 이미 가압류가 돼 세입자를 받으면 안 되는 빌라에 A씨가 세입자를 들이고, 월세를 받아온 거죠. 그때부터 A씨 빌라에 거주하는 세입자들의 임대차계약 서류를 전부 뒤지기 시작했습니다.”(38세금징수과 조사관)
((중략))
서울시는 또 A씨가 체납세금을 납부하지 않기 위해 소득을 고의로 은닉·탈루했다고 판단하고 지방세기본법에 따라 범칙사건으로 전환해 수사를 진행, 조만간 고발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A씨 빌라에 가압류만 하고 현장점검을 하지 않은 HUG에 공문을 보내 A씨와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도개선을 요구했다”면서 “앞으로도 철저한 현장조사를 통해 세금을 고의로 체납하는 사람들을 적극 찾아내 조세정의를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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