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기 힘든 취업의 벽에 속출하는 '취업포기자'들, 육아를 포기 안할까
이런 부정적인 태도는 '노오력'으로 극복할 수준이 아닙니다. 우선 고용시장에 진입하는 일부터 쉽지 않습니다. 지난해 청년(만15~29세)고용률을 보면 42.2%입니다.
10대는 대부분 학생인 점을 감안해 20대만 살펴봐도 55.7%에 불과합니다. 전체 고용률이 65.9%이고, 60대 이상을 제외한 30~59세는 모두 70% 이상인 것과 비교하면 청년 세대의 고용률이 유독 낮습니다.
물론 고용시장에 막 진입하기 시작한 청년들은 이미 취업 경쟁을 마친 다른 세대보다 고용률이 낮기 마련입니다. 더 큰 문제는 취업의 벽에 부딪혀 구직조차 포기한 청년들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취업자와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찾고 있는 실업자를 합한 비율인 경제활동참가율은 20~29세에서 61.2%로, 전체 연령의 평균치 62.5%보다 낮았습니다.
20대 경제활동참가율이 평균치 아래로 떨어진 일은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비교 가능한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처음입니다.
특히 취업할 의사도, 가능성도 있지만 노동시장 상황 때문에 취업을 포기한 '구직단념자'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청년 구직단념자가 21만 9188명으로 2015년(18만 5254명)보다 18.3%나 증가했다고 합니다.
당연히 정부도 청년 일자리 지원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저점을 찍었던 2013년 39.5% 이후 청년고용률은 꾸준히 상승해 2019년 43.5%까지 올랐고, 다만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위기 탓에 한풀 꺾였습니다.
코로나19 변수를 제외하면 문재인 대통령 집권 이후 청년 고용 지표가 꾸준히 개선됐다는 주장은 틀린 말이 아닙니다.
턱없이 부족한 '좋은 일자리'…'존버'하고 나면 애 낳기는 글렀어
그런데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려면 단순히 청년들의 일자리가 늘어나느냐 여부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질 좋은 일자리가 충분하냐는 점입니다.
관건은 크게 둘입니다. 우선 아이를 낳아도 되겠다는 결심으로 이어질 정도로 질 좋은 일자리여야 한다는 것과, 이런 일자리에 최대한 빨리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현재 한국의 고용시장은 두 가지 모두 실패하고 있습니다.
우선 질 좋은 일자리는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질 좋은 일자리의 비율은 기준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정부는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에서 대기업·공공부문 정규직처럼 청년층이 선호하는 일자리 비중이 전체 일자리의 20%에 불과하다고 토로하고 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기업 노동자의 월 평균소득은 515만 원, 중소기업은 245만 원으로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 평균근속기간도 8.2년과 3.4년이니 생애 전주기로 보면 소득 격차는 더 벌어집니다.
여기에 각종 사회보험 가입률이나 복지혜택, 사업장의 입지 조건과 직주 근접성, 원청 갑질 등 온갖 노동조건 차이도 고려해야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경우 고용형태에 따라 일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직접 비교하기 어렵지만, 지난해 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총액은 2만 731원, 비정규직은 1만 5015원으로 정규직의 72.4%에 그칩니다
일단 질 나쁜 일자리라도 취업한 후 좋은 직장으로 옮길 수 있다면 희망이 보이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2018년 한국은행에 따르면 임금노동자가 중소기업에 취업해 1년 후 대기업으로 이동하는 비율은 2015~2016년 2.0%에 불과했고,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이동한 비율은 2004~2005년 15.6%에서 2015~2016년 4.9%로 크게 떨어졌습니다.
물론 열악한 노동조건에도 성실히 일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습니다. 혹은 한 번 질 나쁜 일자리를 가지면 평생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하며 '스펙'을 높이기도 하죠.
하지만 이런 노력들은 저출생 문제 해결로는 이어지지 않습니다. 결혼, 출산이 늦어지기 때문입니다.
35세 이상 고령 산모 비중은 2000년 17.1%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는 33.8%에 달해서 아이를 낳은 엄마 3명 중 1명이 고령 산모입니다.
또 어머니가 첫째 아이를 낳았을 때의 연령을 보면 2010년에는 30.1세였는데, 지난해는 32.3세로 매년 꾸준히 상승세로 '고령 산모'의 기준인 35세에 육박합니다. 심지어 아버지는 같은 기간 32.8세에서 35.0세로 고령화 속도가 더 빠릅니다.
이처럼 아이를 늦게 낳으면 첫 아이를 낳더라도 '동생'을 낳지 않게 됩니다. 1년 동안 태어난 아이 가운데 첫째아이가 차지한 비중이 2010년에는 50.4%, 둘째가 38.9%, 셋째 이상은 10.7%였는데 지난해는 각각 56.6%, 35.1%, 8.3%로 바뀌었습니다. 둘째 이상을 낳는 사례가 그만큼 빠르게 줄어든 것입니다.
질 좋은 일자리가 부족한 현실과 계층 이동 가능성도 낮다는 절망감, 이를 극복해도 아이까지 낳아 기르기에는 남은 시간이 부족하다는 초조함까지 겹치면 '책임지지 못할 아이, 낳지도 말자', '아직 얼굴도 본 적 없는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이미 충분히 팍팍한 내 인생을 갈아넣을 수는 없다'는 무력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http://naver.me/GhE6CgiN
이런 부정적인 태도는 '노오력'으로 극복할 수준이 아닙니다. 우선 고용시장에 진입하는 일부터 쉽지 않습니다. 지난해 청년(만15~29세)고용률을 보면 42.2%입니다.
10대는 대부분 학생인 점을 감안해 20대만 살펴봐도 55.7%에 불과합니다. 전체 고용률이 65.9%이고, 60대 이상을 제외한 30~59세는 모두 70% 이상인 것과 비교하면 청년 세대의 고용률이 유독 낮습니다.
물론 고용시장에 막 진입하기 시작한 청년들은 이미 취업 경쟁을 마친 다른 세대보다 고용률이 낮기 마련입니다. 더 큰 문제는 취업의 벽에 부딪혀 구직조차 포기한 청년들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취업자와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찾고 있는 실업자를 합한 비율인 경제활동참가율은 20~29세에서 61.2%로, 전체 연령의 평균치 62.5%보다 낮았습니다.
20대 경제활동참가율이 평균치 아래로 떨어진 일은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비교 가능한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처음입니다.
특히 취업할 의사도, 가능성도 있지만 노동시장 상황 때문에 취업을 포기한 '구직단념자'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청년 구직단념자가 21만 9188명으로 2015년(18만 5254명)보다 18.3%나 증가했다고 합니다.
당연히 정부도 청년 일자리 지원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저점을 찍었던 2013년 39.5% 이후 청년고용률은 꾸준히 상승해 2019년 43.5%까지 올랐고, 다만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위기 탓에 한풀 꺾였습니다.
코로나19 변수를 제외하면 문재인 대통령 집권 이후 청년 고용 지표가 꾸준히 개선됐다는 주장은 틀린 말이 아닙니다.
턱없이 부족한 '좋은 일자리'…'존버'하고 나면 애 낳기는 글렀어
그런데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려면 단순히 청년들의 일자리가 늘어나느냐 여부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질 좋은 일자리가 충분하냐는 점입니다.
관건은 크게 둘입니다. 우선 아이를 낳아도 되겠다는 결심으로 이어질 정도로 질 좋은 일자리여야 한다는 것과, 이런 일자리에 최대한 빨리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현재 한국의 고용시장은 두 가지 모두 실패하고 있습니다.
우선 질 좋은 일자리는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질 좋은 일자리의 비율은 기준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정부는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에서 대기업·공공부문 정규직처럼 청년층이 선호하는 일자리 비중이 전체 일자리의 20%에 불과하다고 토로하고 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기업 노동자의 월 평균소득은 515만 원, 중소기업은 245만 원으로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 평균근속기간도 8.2년과 3.4년이니 생애 전주기로 보면 소득 격차는 더 벌어집니다.
여기에 각종 사회보험 가입률이나 복지혜택, 사업장의 입지 조건과 직주 근접성, 원청 갑질 등 온갖 노동조건 차이도 고려해야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경우 고용형태에 따라 일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직접 비교하기 어렵지만, 지난해 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총액은 2만 731원, 비정규직은 1만 5015원으로 정규직의 72.4%에 그칩니다
일단 질 나쁜 일자리라도 취업한 후 좋은 직장으로 옮길 수 있다면 희망이 보이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2018년 한국은행에 따르면 임금노동자가 중소기업에 취업해 1년 후 대기업으로 이동하는 비율은 2015~2016년 2.0%에 불과했고,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이동한 비율은 2004~2005년 15.6%에서 2015~2016년 4.9%로 크게 떨어졌습니다.
물론 열악한 노동조건에도 성실히 일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습니다. 혹은 한 번 질 나쁜 일자리를 가지면 평생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하며 '스펙'을 높이기도 하죠.
하지만 이런 노력들은 저출생 문제 해결로는 이어지지 않습니다. 결혼, 출산이 늦어지기 때문입니다.
35세 이상 고령 산모 비중은 2000년 17.1%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는 33.8%에 달해서 아이를 낳은 엄마 3명 중 1명이 고령 산모입니다.
또 어머니가 첫째 아이를 낳았을 때의 연령을 보면 2010년에는 30.1세였는데, 지난해는 32.3세로 매년 꾸준히 상승세로 '고령 산모'의 기준인 35세에 육박합니다. 심지어 아버지는 같은 기간 32.8세에서 35.0세로 고령화 속도가 더 빠릅니다.
이처럼 아이를 늦게 낳으면 첫 아이를 낳더라도 '동생'을 낳지 않게 됩니다. 1년 동안 태어난 아이 가운데 첫째아이가 차지한 비중이 2010년에는 50.4%, 둘째가 38.9%, 셋째 이상은 10.7%였는데 지난해는 각각 56.6%, 35.1%, 8.3%로 바뀌었습니다. 둘째 이상을 낳는 사례가 그만큼 빠르게 줄어든 것입니다.
질 좋은 일자리가 부족한 현실과 계층 이동 가능성도 낮다는 절망감, 이를 극복해도 아이까지 낳아 기르기에는 남은 시간이 부족하다는 초조함까지 겹치면 '책임지지 못할 아이, 낳지도 말자', '아직 얼굴도 본 적 없는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이미 충분히 팍팍한 내 인생을 갈아넣을 수는 없다'는 무력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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