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씨는 지난 2009년 자신이 몰던 택시에 탄 보육교사 A씨를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치자 목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경찰은 사건 발생 당시 박 씨를 유력 용의자로 지목했지만, DNA 등 직접적인 증거를 찾지 못하면서 장기미제 사건으로 남게 됐습니다.

이후 지난 2016년 재수사가 시작됐고, 경찰은 당시 피해자 A씨가 입고 있었던 옷과 택시에서 발견한 섬유 조각이 일치한다는 증거 등을 새롭게 발견했습니다.

검찰은 이 같은 증거를 보강해 사건 발생 10년만인 지난 2019년 박 씨를 살인과 시신유기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하지만 1·2심은 제출된 증거들만으론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범행이 입증됐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2심 재판부는 "위법한 압수를 통해 수집된 피의자의 청바지뿐만 아니라 이를 기초한 2차적 증거에 해당하는 미세섬유 증거와 그 분석자료도 증거로 삼을 수 없다"며 증거 능력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어 "동물털과 미세섬유 증거, CCTV영상 등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했다는 사실이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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