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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의 '퍼펙트 스톰' 경고, 현실이 되고 있다

  • 작성자: 협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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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395
  • 2022.05.14

http://www.naeil.com/news_view/?id_art=423219


우크라발 경제위기 곳곳서 확인 … 식량가격지수 치솟아


지난 3월 역대 최고치로 치솟았던 세계식량지수가 4월에는 미세하게 내렸다. 그러나 이전 시기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위험수위를 훨씬 넘은 상태다. 뿐만 아니라 유가 등 에너지가격과 금융시장도 한꺼번에 요동치고 있다. 유엔이 경고한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초대형 복합 위기)'이 막연한 기우가 아니라 현실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는 세계 경제에 직격탄으로 내리꽂히는 형국이다. 한 올의 말총에 매달린 칼이 언제 머리 위로 떨어질지 모를 만큼 위태로운 상황을 상징하는 '다모클레스의 칼'의 비유가 동원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절체절명의 위기가 닥쳐오고 있다는 의미다.


◆"개도국 황폐화하는 퍼펙트 스톰 직면" = 지난달 13일(현지시간) 유엔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전세계 17억명의 생활이 위협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식량, 에너지, 금융에 대한 3차원적인 위기를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코로나19와 기후변화로 타격을 입은 세계 경제에 연쇄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세계의 이목은 전쟁의 끔찍한 죽음, 파괴, 고통에 집중됐다"면서 "전쟁은 식량, 에너지, 금융과 같은 3차원적 위기를 과도하게 몰아넣고 있으며, 이는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들, 국가 및 경제를 강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 모든 것은 개발도상국이 이미 코로나19 대유행, 기후변화 등 일련의 도전 과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에 나온 것"이라며 "우리는 지금 많은 개발도상국의 경제를 황폐화시킬 수 있는 퍼펙트 스톰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 3차원 위기와 퍼펙트 스톰이 경제구조와 체질이 허약한 곳부터 집중공략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유엔은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에 식량, 에너지, 금융에 관한 글로벌위기대응그룹(GCRG)을 설립하고, 그 첫 번째 보고서를 제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런 신속한 대응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일부 국가들에서는 이미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에너지와 곡물의 가격급등에서 기인한 물가상승이 초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고 이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 정부는 결국 디폴트를 선언하는 형식이다. 첫 번째 희생양이 단기 디폴트를 선언한 스리랑카다. 지난 4월 12일 스리랑카는 510억달러에 이르는 대외 부채 상환을 중지하겠다고 일시적인 디폴트를 선언했다. 또 잠비아·에콰도르·레바논 등이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요청을 신청했고, 파키스탄·튀니지·이라크·이집트·가나·페루·에티오피아 등 상당수 개도국이 디폴트 위험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죽하면 IMF는 저소득 국가 73개 중 과반이 넘는 41개국이 심각한 외화 부채 위험에 노출돼 있고, 이중 적어도 12개국은 연내 디폴트를 선언할 것으로 예상했다.


◆ 3중 위기로 17억명 위협 = 글로벌위기대응그룹(GCRG)의 보고서에 따르면 식량, 에너지, 금융 3가지 위기 가운데 하나 이상에 '심각하게 노출된' 사람은 아프리카, 아시아태평양, 중남미 등지 107개국에서 17억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5억5300만명은 이미 빈곤층이며 2억1500만명은 영양 결핍 상태다. 이들은 이미 '다모클레스의 칼' 아래에 있다는 경고다.


나아가 식품·에너지·금융 등 3가지 위기가 한꺼번에 닥친 '퍼펙트 스톰'에 현저히 노출된 사람들이 69개국 12억명이라고 추산했다. 보고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세계의 '빵 바구니'로 부르면서 밀과 옥수수 가격이 연초보다 30% 이상 올랐다고 밝혔다. 이들 두 나라에서 밀의 50% 이상을 수입하는 나라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등 36개국이나 된다.


보고서는 또 비료 사용 감소 등의 영향으로 곡물 시장의 혼란이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비료 부족으로 일부 국가에서는 수확량이 최대 50%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애널리스트 전망도 있다고 덧붙였다. 유엔에 따르면 러시아와 동맹국 벨라루스는 세계 비료 수출의 20.4%를 차지한다.


보고서가 공개된 뒤 한 달이 되도록 사정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5월 6일 유엔의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4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58.5로 3월(159.7)에 비해 0.8% 하락했다. 비록 1990년 통계작성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던 3월에 비해서는 소폭 하락했지만 전년 동월(122.1)에 비해 29.8% 상승한 수준이며,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4월(93.6)과 비교하면 69.3%나 높다.


(중략)


◆에너지·부채 위기도 가중 = 유엔은 에너지 시장에서는 석유·천연가스 가격 급등이 장기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했다. 전반적인 상승이 예상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가격이 안정되지 못하고 출렁거릴 개연성이 훨씬 커진 셈이다.


특히 보고서 발표 당시 원유와 천연가스는 연초 수준보다 약 50% 높았지만 가격 상승 못지않게 우려한 측면이 변동성이었다. 실제로 1970년대 오일쇼크를 연상시킬 정도로 치솟던 국제유가는 미러 정상들의 말 한마디에 출렁이기도 했으며, 인플레이션과 경기둔화 전망, 그리고 중국의 코로나 봉쇄 등의 영향으로 급락하는 등 변동성이 커졌다.


일례로 지난 9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6.68달러(6.1%) 하락한 배럴당 103.09달러로 거래를 마치기도 했다.


유엔은 유가 및 가스 가격 상승은 화석연료 기반 에너지 생성으로 다시 전환해 탈탄소화 추세를 역전시킬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대신 다른 한편으로는 대체 자원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유엔은 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부채 위기에 대해 경고했다. 유엔은 이 위기가 시작되기 전에도 이미 개발도상국은 수출이익의 평균 16%를 채무 상환에 지출했으며, 스몰 아일랜드 개발국가들은 이 금액의 두 배 이상을 지출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비해 제2차세계대전 이후 연합국은 1953년 독일의 부채를 재구성한 후 부채 상환액은 어느 해에도 수출 수익의 3.4%를 초과하지 않았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여기에 선진국의 긴축정책이 예상되면서 2021년 9월 이후 개도국 채권수익률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금융 무질서와 함께 금리 인상은 개발도상국에 이중 타격이 될 것이며, 금리 인상과 선물 및 채권 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환율 압력에 더해 위험 프리미엄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것만이 아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글로벌 물류 및 공급망에 대한 지속적인 혼란을 증가시키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해상 운송 시스템 전반에 걸쳐 지연 수준을 더욱 높이고 있다. 여기에 현물 운임과 용선료 ,컨테이너 요금 인상 등도 위기를 부추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 "긴급하게 행동해야" 정책제안 = 유엔은 보고서를 통해 "이번 위기가 깊고 오래 지속되는 흉터를 남길 것"이라면서 "세계는 위기 영향을 받는 국가를 지원하기 위해 긴급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구체적인 제안사항은 △모든 국가가 긴급한 글로벌 식량, 에너지 및 금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자간 포럼에 계속 참여해야 하며 △글로벌 쇼크의 해법은 개별 국가차원이 아닌 글로벌 기반으로 모색해야 하며 △전쟁피해를 입은 국가뿐만 아니라 전쟁으로 인한 개발도상국의 피해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매커니즘을 즉각적이고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하며 △ 국가뿐만 아니라 민간, 시민사회 등도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인구를 돕고 해법을 찾아가는 데 주도적인 행위자가 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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