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news.naver.com/mnews/article/003/0011419311?sid=104
[베이루트(레바논)=AP/뉴시스]유세진 기자 =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14일 한 여성이 장난감 권총을 들고 운동가들과 함께 한 은행 지점에 침입, 인출이 제한되고 있는 자신의 계좌에서 1만3000달러(약 1810만원)를 챙겼다.
살리 하페즈라는 이 여성은 현지 알 자데드 TV에 여동생의 암 치료비 마련을 위해 돈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은행에 여러 차례 자신의 예금 인출을 요구했지만 레바논 파운드화로 한 달에 200달러까지만 인출이 제한된다는 얘기를 들어야만 했다고 덧붙였다. 장난감 총은 조카의 것이라고 그녀는 밝혔다.
하페즈는 "동생이 죽어가고 있다고 지점장에게 애원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호소도 했었다.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레바논의 은행들은 자금난에 처해 2019년부터 외화 인출을 엄격히 제한, 수백만 예금자들의 저축을 묶었다. 레바논은 국가 경제가 계속 악화되면서 인구의 약 4분의 3이 빈곤에 빠졌다.
하페즈는 '예금자들의 분노'라는 단체의 활동가들과 BLOM 은행 지점에 장난감 총을 들고 들어가 은행 직원들에게 1만2000달러와 1000달러 상당의 레바논 파운드화를 지급하도록 강요했다.
하페즈는 BLOM 은행에 총 2만 달러의 저축이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미 자신의 개인 소지품들을 많이 팔았고 23살 여동생의 암 치료비 마련을 위해 신장을 파는 것까지 고려했다고 밝혔다.
은행 고객인 나딘 나칼은 침입자들이 "내부 곳곳에 휘발유를 뿌리고 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이겠다고 위협했으며, 권총을 든 여성이 돈을 받지 않으면 매니저를 쏘겠다고 위협했다고 말했다.
하페즈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라이브 스트리밍 영상에서 "해를 끼칠 생각은 없었다. 누군가를 죽이거나 불을 지르기 위해 은행에 침입한 것은 아니다. 나는 내 권리를 얻기 위해 여기에 왔다"고 밝혔다.
많은 사람들이 생계 유지를 위해 저금을 인출하려고 고군분투하고 있는 레바논 소셜미디어에서 하페즈는 영웅으로 칭송받았다. 그녀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저축을 찾기 위해 비슷한 조치를 취하도록 권고했다.
한편 은행 밖에 있던 보안군은 권총처럼 보이는 것을 들고 있는 한 남자를 포함해 몇몇 운동가들을 체포했다. 이것도 장난감 총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 사건은 음식 배달 기사가 베이루트의 다른 은행 지점에 침입하여 7 시간 동안 10 명의 인질을 붙잡고 갇힌 저축에 수만 달러를 요구한 지 몇 주 후에 발생했습니다. 대부분은 그를 영웅으로 칭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