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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총각들’도 가정을 꿈꾼다

  • 작성자: 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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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656
  • 2022.09.24
입력 2022.09.15 03:00


공장 일 하면서 만난 또래들 모두 결혼하고 싶어 했지만…
퇴근해 현관문 여는 순간 미소로 맞아줄 가족 있었으면

(전략)


가족주의 울타리 안에서 살아온 ‘지방 총각’의 최종 목표는 가정의 재창출, 부모에게 손주를 보여주는 일이다. 빠르게 취업할수록 이 욕구는 더 강해진다. 공장일 하면서 만난 또래 대다수가 결혼을 생각했다. 작년 폴리텍대학교 학생들과 좌담회를 했을 때도 똑같은 반응이었다. 참석한 남성 7명 중 7명 모두가 결혼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 ‘지방 총각들’의 목표는 언뜻 보면 아주 허황돼 보이진 않는다. 지방은 뭐가 됐든 일단 물가가 싸다. 빈손으로 자기 집 마련 또한 불가능하지 않다. 안정의 최소 요건은 쉽게 갖출 수 있다. 하지만 부모 세대가 당연한 듯 이루어왔던 이 목표는 지방의 젊은 세대에겐 장래 희망 같은 꿈이 됐다. 일단 지방에는 또래 여성이 별로 없다. 제조업에 몰아주었던 산업 구조는 여성 일자리의 소외를 불렀다. 청년들의 지방 이탈 문제가 워낙 심각하다 보니, 그 와중에 계속 기울어지는 성비 불균형은 잘 다뤄지지 않는다. 성비뿐만 아니라 인구 수 자체가 적으니 이성끼리 만날 기회 또한 적다. 어찌 마음 맞는 사람을 찾아 혼인에 성공해도 아이 낳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맞벌이 부부가 이렇다 할 시설 없는 지방에서 아이를 키우는 건 난망한 일이다. ‘지방 총각’들도 이 사실을 잘 안다. 그런데도 왜 가정을 이루기를 원하는가. 공장 다닐 적 결혼한 친구들이 꼭 받는 질문이 떠오른다. 결혼 왜 했냐. 그 누구도 이유를 매끄럽게 설명하진 못했지만 핵심은 같았다. 가장의 책임을 짐으로써 안정감을 느낀다는 것.

(중략)

지방에도 역시 개인주의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그러나 계급 이동 사다리가 사라진 지난한 현실 속에서도 지방 총각들은 가정을 꿈꾼다. 내 차를 타고 퇴근해, 내 집의 현관문을 여는 순간, 나를 맞이할 아내와 아이들의 환한 미소를 떠올리면서.


http://www.chosun.com/opinion/column/2022/09/15/IADOUZTNAVDMHHLXCYX6GOL6V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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