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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청소노동자 미지급 임금 받아낸 대단한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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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534
  • 2022.11.21
"작년(2021년) 12월, 퇴근길에 아파트 입구에 걸려있는 현수막을 봤습니다. 우리 아파트에서 일하는 경비·청소노동자들이 임금을 지급받지 못했다는 내용이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해지는 현수막에 임금 받지 못한 개월 수만 덧대어서 바뀌었거든요. 어느 날 보니 11개월이 넘어가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 싶어서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 입주자대표회의가 있는 상황에서 주민들과 함께 별도의 대책위를 구성했던데요. 그 이유와 과정이 궁금합니다.

"아파트에 알고 지낸 주민은 같은 동에 살고 있는 한 분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함께 할 수 있는 주민들을 모으기 위해 대책위를 꾸려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분께 말씀드렸더니 '마침 나도 관심이 많았다'며 흔쾌히 같이 하겠다고 해주셨어요. 그래서 대책위를 구성하자는 안내문을 엘리베이터에 붙였습니다. 온라인 소통 공간(밴드)도 만들었고요. 평소에 아파트 문제에 관심이 있던 네 분이 모이게 됐습니다."

오로지 아파트 문제 해결을 위해 모인 입주민들

- 대단지 아파트인 만큼 서로 모르는 분들이 모이셨을 텐데요. 어떤 활동을 했나요? 대책위 주민들은 어떤 말씀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엘리베이터에 우리 아파트에서 발생한 일을 담은 안내문을 붙였어요. 처음 대책위 구성 안내문은 단 두 사람이 붙이느라 고생 많이 했는데 입주민들과 함께하니 금방 할 수 있더라고요. 우편함에도 안내문을 한 장, 한 장 다 꽂았어요. 그리고 '노동자 임금문제 해결, 관리비 지출 정상화, 입주자대표회장의 사과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진행했습니다.

처음에는 모두 안 해본 일이라 어색해했지만 갈수록 서로 의지가 되고 일에 속도도 붙었어요. 함께 하시는 주민분들은 '다른 입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더 다양한 활동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참 많이 하셨어요."





지난 9월 30일에 아파트 정상화를 위한 주민대회도 진행했다고 들었습니다. 요즘은 반상회도 잘 안 하는 추세이고 입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이는 경우가 참 드문데요, 어떻게 성사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대책위에 참여하거나 서명운동에 동참하신 주민들이 '이렇게 상황을 직접 들으니 정확히 알게 됐다. 더 많은 입주민들이 알아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하셨어요. 그러면서 입주민들과 모든 상황을 함께 공유해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져 주민대회를 개최했습니다. 솔직히 어떻게 진행해야할지 막막했지만 우리와 같은 마음인 분들이 많이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준비했어요.

놀랍게도 그날 70여 명의 입주민들이 나오셨어요. 그리고 다섯 분 정도는 직접 자유발언까지 해주셨습니다. 주민대회를 준비한 우리도, 이 자리에 온 입주민들도 용기를 낸 거죠. 저녁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모인 70여 명의 주민들을 보면서, 그리고 그들이 내는 목소리를 들으며 입주민의 힘을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어요. 이 힘이 아파트 정상화를 이끌어낼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입주자대표회장은 빠르게 사태를 해결해야 해요. 우리가 관리비를 꼬박꼬박 내고 있는데 엘리베이터 운행 중단 예고라니 이게 정상적인 아파트인가요?"

"관리비가 투명하게,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의구심이 듭니다."

"나 같으면 한달만 임금 못받아도 당장이라도 일을 그만둘 것 같은데 경비아저씨한테 참 죄송한 마음입니다. 인간적으로 못할 짓이에요."

"이렇게 주민들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자리들이 앞으로도 있으면 좋겠어요. 현수막 보고 무슨 일인가 혼자 걱정했는데 상황도 들을 수 있고 모이니까 우리 아파트가 빨리 정상화 될 수 있을거란 기대감이 듭니다."

- 참석한 입주민들의 발언



- 입주민들의 발언 뿐 아니라 아파트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발언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내용이었나요?

"경비노동자분이 직접 오셔서 말씀을 하셨어요. '자식한테 손 안 벌리려고 일하는데 정말 마음이 아프다. 임금을 못 받아서 가족들한테 면목도 없고 너무 괴롭다. 아파트 문제가 빨리 해결해야 우리도 임금을 받을 수 있다. 많이 관심 가져달라'라는 내용이었습니다."

- 결국
10월 7일에 경비·청소노동자들의 미지급 임금 문제가 해결되었습니다. 당사자인 노동자, 입주민들 반응은 어땠나요?

"노동자분들은 너무 좋다고 만세를 부르셨어요. 서로 얼싸안고 '잔치라도 벌여야 하는 것아니냐, 입주민들에게 너무 감사하다'라고 하셨어요. 주민들도 너무 잘되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주민들이 힘을 모으니 이렇게 된 것 아니겠냐고 기뻐하셨습니다."

- 최근에 4회 노원주민대회에 경비노동자분들과 함께 참가하고 직접 한마디도 하셨다고 들었는데요. 어떻게 같이 참가하게 되었나요?

"제가 경비노동자분들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임금뿐만 아니라 고용불안이 더 큰 어려움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3개월마다 근로계약서를 쓰고 있는데 그때마다 피가 마르는 심정이라고 하시더라고요.

때마침 올해 노원주민대회 요구안 중에 '경비노동자 근로계약 기간 2년 보장'이 있기에 함께 참여하게 됐습니다. 직접 근무복을 입고 한마디도 하셨어요. 문제 해결을 위해 일터를 넘어 더 큰 용기를 내신 거죠. '

"운이 좋아 3개월 단위의 초단기 근로계약이라는 산을 하나 넘어도 1년 단위의 용역계약을 넘지 못해 실업과 취업이 계속 반복되고 있습니다. 주민들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 왜 이런 취급을 받아야하는지 모르겟습니다. 단순히 머슴처럼 부려지다가 헌신짝처럼 버려지는 그런 존재가 아니라 저희도 권리를 가진 사람으로 대우를 받고 싶습니다. 경비노동자도 사람입니다."

-주민대회 참가한 경비노동자 발언 중 일부

http://naver.me/FoR4Qr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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