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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쇠오리 보전 마라도회의 "전문가가 사이렌 울려"

  • 작성자: 인텔리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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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1138
  • 2023.02.01


문화재청은 31일 오후 2시 제주도 제주시 조천읍에 위치한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에서 ‘천연보호구역 생물 피해 저감을 위한 대처 방안 마련 전문가 회의(이하 마라도회의)’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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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회의는 마라도의 생물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제주도 서귀포시에 속하는 마라도는 섬 대부분과 주변 해역이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섬이다. 문화재청 설명에 따르면 천연보호구역은 구역 자체가 천연기념물에 준하는 보전 가치가 있을 때 지정된다. 이번 첫 회의에서는 마라도에 서식하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조류 뿔쇠오리 생존을 위협하는 고양이와 쥐를 어떻게 다룰지가 주요하게 논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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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서귀포시가 2022년 5월 집계한 바에 따르면 마라도 고양이는 117마리다. 현장에서 TNR(중성화 후 방생) 수행을 함께 해 온 마라도 주민 김정희 씨에 따르면 거의 모든 개체가 중성화된 상태다. 번식이 매우 어려우므로 이미 개체수가 줄었거나, 앞으로 개체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알을 포식하는 쥐는 별도 개체수 집계는 없으나 금세 대량 번식이 가능하기 때문에 뿔쇠오리 개체군에 위협이 된다.

다만 이미 중성화된 고양이도 뿔쇠오리 사냥이 가능하다는 점과 쥐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이번 회의는 뿔쇠오리 보전에 중요 기점이다.

포유류 연구자인 한성용 문화재청 천연기념물분과 문화재위원은 “2001년에도 비슷한 논의가 있었다”며 “이번 회의에는 전체적인 자연 체계를 보존하는 원칙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인간과 가까운 동물의 공존을 바라는 측면이 있지만, 원칙을 훼손하는 수준으로 이뤄져서는 안될 것 같다”고 말했다.

마라도에서 고양이 TNR을 수행한 동물자유연대의 조희경 대표는 고양이가 뿔쇠오리를 사냥한다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의문에 전문가들은 현재까지 이뤄진 조사에서도 위협은 명백하다고 설명했다.

마라도 뿔쇠오리와 고양이를 연구해 온 최창용 서울대학교 산림과학부 교수와 강창완 조류보호협회 제주지회장은 뿔쇠오리 조사와 연구를 수행해왔다. 이들은 뿔쇠오리가 고양이에게 사냥 당한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매년 뿔쇠오리 개체군을 조사하는 강창완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지회장은 2008년 마라도 등대 앞 돌틈에서 고양이에게 사냥 당한 뿔쇠오리 사체를 처음 발견했던 사례를 공유했다. 강 지회장은 당시 발견한 뿔쇠오리 사체는 머리와 발가락만 남아 있어, 마라도 서식 생물 중 고양이 외에는 후보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고양이가 항상 사냥감을 노리고 있음을 관찰해왔고, 마라도에서 그물을 통한 철새 조사 시에도 고양이가 조류에 계속 흥미를 갖고 있어 주의해서 지켜봐 왔다고 설명했다. 강 지회장은 앞서 <뉴스펭귄>과 인터뷰에서 고양이가 사냥 가능한 곳에서는 뿔쇠오리 번식지가 이미 없어졌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최창용 교수는 자신이 수행한 연구를 통해 현재 뿔쇠오리 최대 위협은 고양이라는 점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고양이라는 생물 특성과 마라도의 넓이를 고려하면 먹이 급여 위치를 통한 서식지 통제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고양이의 주식은 쥐보다는 작은 새이기 때문에, 고양이를 섬에서 빼냈을 때는 쥐를 없애기 위해 쥐약을 써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조희경 대표는 사료를 먹고 사람과 가까워진 고양이는 새에 사냥 본능을 보이기는 하지만 실제 사냥하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며, 고양이에게 조치를 하려면 이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라도에서 고양이 30여 마리에게 사료를 급여하고 있다고 밝힌 김정희 씨는 “최창용 교수의 연구가 이뤄졌던 2018년과 달리 현재 고양이들은 몸집이 상당히 불어 있어 새 사냥이 어렵다. 마라도 현상을 보려면 더 최근 자료가 있어야 하는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김 씨는 마라도에서 거주하며 고양이와 마라도 생태를 가장 많이 지켜본 사람이다.

이들 말대로 먹이 급여를 받은 고양이가 새 사냥을 덜 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수도 있다. 문화재청 측은 “이에 대해서는 연구가 이뤄질 예정이다. 그러나 자료가 없으니 한번 지켜보고 얼마나 줄어드는지 보자는 건 신약을 우리 자식들에게 먹여보고 부작용이 없으면 시판하라고 하는 것과 같다”고 답변했다. 저위도에서 북상하는 도중 마라도에 들리는 철새들은 지쳐 있어 손쉽게 사냥이 가능하므로 고양이는 여전한 위협이라는 설명이다.

고양이가 주된 논의의 중심에 섰지만 최창용 교수 설명에 따르면 사실 문제는 고양이뿐만이 아니다. 고양이를 포함해 뿔쇠오리 알을 파먹는 쥐, 까치까지 합쳐 외래종 총 3종이 뿔쇠오리 멸종 위협 요소다. 특히 쥐는 뿔쇠오리 현재 번식지인 절벽까지 접근 가능하다. 문화재청은 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외래종 중 최대 위협으로 규정된 고양이, 뿔쇠오리 알 포식을 통제할 수 없는 쥐에 대한 대책을 수행하기로 결정했다.

동물자유연대를 비롯해 김란영 제주비건 대표, 정예찬 수의인문학부 박사는 마라도 고양이 문제 해결을 하더라도 고양이도 함께 보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소위 ‘공존’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윤종민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조류팀장은 섬 생물다양성이 육지에 비해서도 유독 중요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개체군 추세를 봤을 때 멸종위기종 1개체와 외래침입종 1개체를 같게 보긴 힘들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의 주장처럼 특히 섬의 경우 뿔쇠오리와 비교해 고양이, 쥐의 생태적 지위는 동등하기 어렵다. 인간이라는 요인이 아니면 도입되지 않았을 외래종이기 때문에, 먹이사슬 상 일방적으로 피해를 줄 가능성만 있는 두 생물의 관계를 ‘약육강식’이나 ‘자연의 섭리’로 정의할 수 없다. 예를 들어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인 매가 뿔쇠오리를 잡아먹는다고 해서 전문가들은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로 보지 않는다.

뿔쇠오리 보전을 계기로 고양이가 혐오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데에는 참가자 대부분이 동의하는 의견을 냈다. 다만 회의 내내 쥐의 생명에 대해서는 언급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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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은 앞으로 연구와 조치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뿔쇠오리 보호 조치가 2월 중 완료돼야 하는 만큼, 당장 오는 10일부터 전문가들과 동물보호단체 등 회의 참가자들을 다시 모아 마라도 내 고양이 건강을 먼저 점검하고 2차 회의를 동시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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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newspenguin.com/news/articleView.html?idxno=1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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