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기업 미쓰이스미토모(三井住友) 해상화재보험이 다음 달부터 ‘육아휴직 응원수당’ 제도를 만들어 실시한다. 이 회사의 직원이 육아휴직을 가면, 같은 부서의 동료들에게 최대 10만엔(약 96만원)을 회사가 일시금으로 지급하는 제도다. 아이를 낳았거나 부인의 출산으로 육아휴직을 할 경우, 마음 편하게 갈 수 있는 직장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 도입했다. 같은 부서에서 육아휴직으로 팀원 한 명이 빠지면 다른 동료들의 일이 늘어나 불만이 생기는 것을 막자는 취지도 있다.
이 회사의 육아휴직 응원수당은 동료들이 떠맡을 부담에 따라 달라진다. 예컨대 인원수가 작은 부서(13명 이하)에서 여성 직원이 육아휴직을 할 경우엔 동료 모두에게 10만엔을 지급한다. 여성 직원 한 명이 육아휴직을 할 때 기업은 120만엔(동료 12명분·약 1160만원)을 쓰는 셈이다. 같은 조건에서 육아휴직자가 남성일 경우, 지급액은 3만엔이다. 남성은 대체로 여성보다 육아휴직 기간이 짧기 때문이다.
큰 부서(41명 이상)에선 여성 휴직자가 나오면 동료들에게 1만엔을 주기로 했다. 이 회사는 “올해 목표는 600명을 육아휴직 보내고, 이에 상응하는 응원수당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남성 직원들은 주변의 눈치를 보느라 육아휴직을 사용하더라도 한 달 미만인 경우가 많은데 올해는 한 달 이상 쓰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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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만 주는 정책으론 부족하다’는 인식도 커지고 있다. 이른바 젊은 부모의 ‘시간 빈곤’도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시간 빈곤은 아이를 돌보는 데 시간을 쓰느라 정작 본인의 삶과 행복에 쓸 여유 시간이 없어지는 현상을 뜻한다. 일본의 맞벌이 부부는 6세 미만 아이가 있을 경우 남편의 17.4%, 아내의 80.9%가 시간 빈곤에 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작년 4월 기업이 출산한 직원에게 육아휴직을 적극적으로 권유할 의무를 법률에 명기했다. 작년 10월엔 아빠도 아이 생후 8주까지 최대 4주간 ‘출산휴가’를 사용하는 제도를 신설했다. 올 4월부터는 종업원 1000명 이상 기업은 직원들의 육아휴직 사용 비율을 의무적으로 공표해야 한다.
일본에서 남성의 육아휴직은 2012년 1.89%에 불과했지만, 2021년엔 13.97%를 기록했다.
http://www.chosun.com/international/japan/2023/03/14/NP2O44OEMFECLAM74FLQJXDYG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