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news.naver.com/mnews/article/053/0000035256?sid=104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지난 3월 1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가운데, 러시아 측이 "만약 독일이 푸틴을 체포한다면 독일 총리 집무실부터 때릴 것"이란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을 맡고 있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3일 이 같은 발언과 함께 "서방과의 관계가 역사상 어느때보다 악화된 상황"이라며 "핵전쟁의 위협도 커졌다"고 말했다. 국제사회가 우크라이나 무력침공을 결정한 푸틴 대통령을 '전범'으로 지목하자, 또 다시 핵전쟁을 거론하면서 위협에 나선 것이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지난 2008년 푸틴이 대통령 3연임 제한 규정을 피해 잠시 총리로 물러나 있을때, 러시아 대통령을 지냈다. 2012년 푸틴이 다시 권좌에 복귀한 다음에는 총리를 맡았고, 지금은 푸틴이 의장으로 있는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으로 있다. 그동안 푸틴에 비해 온건파로 여겨졌던 메드베데프의 이 같은 발언은 마르코 부슈만 독일 법무장관이 "푸틴이 독일 영토에 발을 디딜 경우, ICC 결정에 따라 체포할 것"이란 말이 나온 직후 이뤄졌다.
이 같은 발언이 푸틴의 심기를 건드렸고 '푸틴의 푸들'로 불리는 메드베데프가 "핵무기를 가진 강대국의 지도자가 만약 독일 영토를 방문했다가 체포되는 것을 한번 상상해 보라"며 "이 경우 우리의 무기가 독일 총리 집무실로 날아가 때릴 것"이라는 강경발언을 쏟아낸 것이다.
양국 간에 이 같은 '말폭탄' 이 오가면서 독일과 러시아 관계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평가다. 메드베데프의 '핵위협'에는 지난 3월 20일 러시아를 국빈방문해 푸틴 대통령에 힘을 실어준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도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중국이 러시아와 새로운 가스 파이프라인 '파워 오브 시베리아2'를 놓기로 하는 등 사실상 러시아의 편을 들어주자 자신감을 얻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