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막혔던 하늘길이 다시 열리고 있습니다. 인천공항 면세점도 새 단장을 하고 있습니다. 해외여행 준비하시는 분들, 면세점에서 "뭘 살까" 고민하면서 설렘 가득하시죠. 그런데 올해 7월 1일부터 면세점에서 국내 1위였던 롯데 간판은 볼 수 없게 됐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요.
◇면세점 사업자 3곳 선정…롯데는 없어
최근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신라·호텔롯데·신세계디에프·현대백화점면세점·호텔신라·중국 국영면세점그룹(CDFG) 등 5곳을 대상으로 심사했습니다.
다음 달에 관세청 심사가 나면, 어느 업체가 어느 구역을 맡을지 최종 결정됩니다.
우선 가장 매출이 높은 향수·화장품·주류·담배를 취급하는 DF1·2 기준으로 보겠습니다. 인천공항공사는 최저 입찰가를 이용객 1인당 5346원으로 제시했습니다. 쉽게 말해 이용객 1인당 얼마를 낼 것이냐, 객단가입니다. 공항 이용객이 100명이라면, 여기에 곱하기 5346원을 하는 식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신라가 1인당 최대 9163원, 신세계가 최대 9020원을 써냈습니다. CDFG는 최대 7833원, 롯데는 최대 7224원을 냈습니다. 이렇게 DF1·2에선 신라와 신세계가 사업을 따낸 것이죠.
*원래는 고정 임대료를 방식이었는데 올해부터 이용객당 임대료로 바뀌었습니다.
그렇다면 롯데는 왜 이 가격을 써냈을까요. 업계에선 '승자의 저주'를 우려해 보수적으로 접근한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옵니다. 롯데는 지난 2015년 면세점 입찰 때 상당히 높은 금액을 내서 입점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중국 사드 등 악재가 터져 중도에 철수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롯데면세점 한 관계자는 "우리가 감내할 수 있는 선, 수익성을 고려한 합리적인 가격 제안이었다"고 답했습니다. 또 "신라와 신세계가 이렇게 과도하게 써낼 줄 몰랐다"고 했습니다.
이번 입찰 방식은 이용객이 많으면 많을수록 임차료를 더 많이 내야 하는 방식인데, 공항공사가 제시한 5346원보다 3700~3800원 높은 가격을 써낸 건 너무 무리한 것이란 겁니다.
결과적으로 승자는 임대료 수입을 늘린 인천공항공사입니다. 해외 업체에까지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문호를 열어서 경쟁시킨 효과가 컸죠.
◇업계 1위 '전쟁' 시작?
공항 면세점에서 매출이 가장 높은 건 향수·화장품·주류·담배입니다. 이 품목들은 DF1·2구역에서 팔고, 여길 차지하는 건 업계 2위와 3위인 신라와 신세계 중 한 곳입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면세점 판도가 바뀌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있습니다.
또 롯데면세점 매출 중 인천공항 비중은 10%가 채 안 되기 때문에 순위 변동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2015년 롯데가 그랬던 것처럼, 다른 업체들도 임대료를 빼고 수익이 많이 남지 않으면 중도에 철수할 수도 있단 관측도 나옵니다. 그땐 롯데에 다시 기회가 갈 수도 있습니다.
◇ 면세점 명품 입점은 그의 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