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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 사면 명단 100인 반드시 공개해야 하는 이유

  • 작성자: 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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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758
  • 2023.03.30
http://www.sports-g.com/news/articleView.html?idxno=201530



KFA 측은 "지난해 달성한 월드컵 10회 연속 진출과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자축하고 축구계의 화합과 새 출발을 위해 사면을 건의한 일선 현장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며 "오랜 기간 자숙하며 충분히 반성했다고 판단되는 축구인들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부여하는 취지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성폭력·성추행에 연루된 사람은 제외했고 승부조작의 경우에도 비위의 정도가 큰 사람은 사면 대상에서 빠졌다. 이번 사면이 승부조작에 대한 협회의 기본 입장이 달라진 것으로 오해하지 않도록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모든 경기에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예방과 감독을 철저히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승부조작에 적극 가담하고 브로커 행위를 일삼고 자진신고 기간에도 숨어 있던 이들이 48명이나 사면된다는 건 믿을 수 없는 일이다. 또한 여기에만 포커스가 맞춰져 있지만 승부조작범 48명 외에도 사면되는 나머지 52명에 대해서도 동의할 수 없다. 나는 협회가 이 100명의 명단을 당연히 공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축구계는 대혼란에 빠졌다. 얼마나 공정하게 사면 명단을 결정했는지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명단인지, 그리고 앞으로 이 사면자들이 어떤 활동을 하는지 알아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승부조작범 48명 외에도 나머지 52명에 대한 명단도 반드시 공개하라.



부천FC 팬들의 승부조작 사면 반대 걸개 ⓒ 스포츠니어스



이사회에 참석한 이사들로부터 이 100명의 명단이 유출되지 않는 이유가 있다. 이사가 한두 명이 아닐 텐데 어느 한 곳에서 쯤은 100명의 명단이 나와도 이상할 게 없지만 그렇지 않다. 이날 이사회에는 우리가 아는 그 이사들이 다 참석했다. 방송인 신아영 이사만이 일정이 늦어져 늦게 왔을 뿐 우리가 아는 협회 이사들은 다 그 자리에 있었다. 우리가 아는 젊은 축구인 출신 임원과 이사들도 당연히 이 자리에 참석해 사면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내지 않았다. 이들은 이사회 이후 다같이 우루과이전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하지만 그 많은 이사들 중 누구도 100명의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다.


이날 협회가 프린트 된 명단을 배포하지 않고 태블릿PC를 통해 100명의 명단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그리고는 “추후에 이 명단은 따로 언론에 공개할 예정이니 이사들 중에서는 개별적으로 유포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덧붙여졌다. 100명의 명단을 다 외우거나 몰래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서 유출할 의도가 없었다면 당연히 이 100명의 명단을 다 기억하지 못한다. 더군다나 중간중간 최성국 등 유명 인사를 제외하면 설명을 해야 알 만한 인물도 많아서 이들은 명단을 한 번 쓱 훑어봤을 뿐이다. 아이들을 때려 징계를 받은 지도자, 지도자에게 돈을 받은 심판, 횡령을 한 임원 등 누가 100명의 명단에 올라왔는지 알 길이 없다.


이들은 이사회 후 태블릿PC를 협회에 반납했다. 이사진 여러 명과 접촉해 봤지만 이들은 한결 같이 “정말 100명 중에 기억에 남는 이름이 몇 없다”면서 “최성국은 있더라. 그리고 또 누가 있었더라”라고 말했다. 협회는 이사들로부터 100명의 명단이 세어 나가는 걸 철저하게 막았고 성공했다. 그 이후 협회는 "공정위원회 결과를 공표할 때 징계 대상자 명단을 일반에 공개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사면 대상자 명단을 공개하는 것은 곧 징계 혐의 사실을 공표하는 것이 되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및 명예훼손의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명단 공개를 거부했다. 누가 사면되는지는 이제 당사자만 입을 닫고 있으면 영원히 비밀로 남게 됐다.


취재 결과에 따르면 이영무 이사장도 이 사면 명단에 포함됐다. 이영무 이사장은 고양 자이크로를 이끌면서 종교색체, 조직 사유화는 물론 횡령까지 저질렀던 인물이다. 이영무 이사장은 2016년 스포츠토토지원금 4억 원을 구단 운영비로 전용한 사실이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이중 1억 원은 재무이사가 횡령한 것으로 밝혀졌다. 스포츠토토 보조금은 유소년 지원 외에 다른 용도로는 사용이 금지돼 있는데 이영무 이사장은 이 돈을 자기 마음대로 썼다. 이후 추징이 들어오자 결국 구단을 해체한 뒤 활동을 접었다가 최근 들어 서서히 선교와 축구를 접목해 다시 활동 중이다. 이영무 이사장은 이번 사면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이제 횡령 혐의를 더 이상 협회에서 물을 수 없게 됐다. 이영무 이사장은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을 지낸 고위급 인사다.


이영무 이사장처럼 부당한 일을 저지른 인물 100명이 이번에 사면된다. 당연히 누가 사면 대상인지 알아야 한다. 사면 발표가 난 뒤 어제(29일) 찾은 현장에서는 대혼란이 빚어졌다. 어제 찾은 FA컵 2라운드 현장에서는 서로 이 사면에 대한 여러 말이 오갔다. 누가 사면 대상인지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 서로 추측만 할 뿐이다. 2019년 고교축구 전국대회 천안 제일고와 서울 재현고의 경기에서 두 팀은 승부조작 혐의를 받았고 결국 대한축구협회는 두 감독에게 자격 정지 7년의 징계를 내렸다. 이후 천안 제일고 박희완 감독은 편법을 써서 팀을 재창단했다. 천안 제일고를 그만둔 뒤 2020년 10월 평택진위FC라는 클럽 팀을 차단했다. 그러면서 천안 제일고 시절 제자들을 모두 평택진위FC로 데리고 왔다.

박희완 감독은 그러면서 총감독으로 옮겨 징계를 피해 나갔다. 박희완 감독이 승진(?)하고 감독으로는 현역 시절 수원시청 후배였던 고재효 감독을 앉혔다. 평택진위FC는 프로팀 산하 유스 팀이 아님에도 고교축구 최강으로 군림하고 있다. 이미 꼼수를 써서 돈을 벌고 있는 박희완 감독이 이번 사면 명단에 포함됐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유기한 징계를 받은 축구인은 징계 처분 기간의 과반이 지난 경우에만 사면을 검토했다”는 협회의 의견에 따르면 7년 징계 중 이미 징계가 4년이 넘어가고 있는 박희완 씨는 이제 다시 공식석상에서 감독 행세를 할 수 있다. 현장에서는 “박희완 감독도 사면된다고 들었다” “아니다”라는 의견이 분분했다.

더 미지의 영역은 심판계다. 현장에서 만난 한 K리그 심판은 “우리도 사면 명단을 알 수가 없다”면서 “모든 건 기사로만 접하는 중이다. 알고 있는 명단이 있으면 나한테 좀 전해달라”고 했다. 심판들은 누가 돌아오는지 전혀 모르고 있다. 심판 중 중징계 대상은 오심 정도가 아니라 금품을 받았거나 비위 행위를 저질렀을 때나 가능한 일이다. 2013년 K리그에서 류희선 심판과 이민후 심판은 전북현대로부터 돈을 받고 유리한 판정을 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알려졌다. 전북의 심판 매수 사건이다. 이후 2016년 이 사실이 세상에 알려졌고 이 두 심판은 영구제명됐다. 이들이 사면되는 100명에 포함되는지 여부는 협회가 입을 열지 않는 이상 알 수 없다.

하지만 조건은 이미 갖춰져 있다. 협회에 따르면 사면 심사 대상은 제명당한 축구인의 경우 징계일로부터 7년, 무기한 자격·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경우는 5년이 지난 이들이다. 제명 당한 축구인은 징계일로부터 7년 후면 사면 조건이 되는데 류희선, 이민후 씨는 올해가 제명 당한지 7년이 되는 해다. 승부조작범들도 48명이나 사면된 마당에 매수 심판도 사면 조건에 해당하면 사면되지 말란 법이 없다. 하지만 그 누구도 이들이 사면됐는지 여부는 함구한다. 이사회에 들어갔던 이들은 그나마 알려진 축구선수 이름 정도만 확인했을 뿐 눈에 불을 켜고 박희완, 류희선, 이민후 등의 이름을 찾지 않았다. 협회가 명단 유출을 절대적으로 금지시켰기 때문에 더더욱 그랬다.

누가 사면 대상이 이름을 올렸는지 상세히 밝혀야 한다. 100명 안에는 온갖 비리범들이 득실거릴 텐데 어떠한 이유로 사면 명단에 이름을 올렸는지, 정말 반성하고 있는지는 알아야 할 것 아닌가. 매수된 심판도 사면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말란 법이 없어서 더 걱정이다. 협회는 이 100명의 명단을 반드시 공개해야 한다. 사면된 심판이 이제는 나이가 들어 그라운드로 복귀하는 건 현실적으로 무리지만 이들이 협회에서 임원 등의 고위직을 맡는 건 가능하다. 어느 순간 슬쩍 이들이 복귀하면 ‘아 그때 사면됐구나’라고 알아야 할까. 협회가 밀실 행정을 하는 게 아니라면 명단 100명도 공개하고 회의 녹취록도 공개해야 한다. 협회는 이 이사회를 다 녹취했다.

축구인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기 위해서라도 100명의 명단은 공개되어야 한다. 혹시라도 축구 관련 사업을 하는 이들이 누군가를 임원으로 스카우트 하려고 한다고 가정해 보자. 이 인물이 “나 사면 됐어”라고 거짓말을 해도 확인할 길이 없다. 본인이 그렇다면 그런 줄로 알아야 한다. 협회가 100명의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했으니 축구계는 이제 ‘사면 받은 놈과 사면 받은 척 하는 놈, 사면 받고도 아닌 척 하는 놈’이 어우러지는 흙탕물이 될 게 뻔하다. 승부조작범 48명의 사면도 대단히 큰 문제지만 나머지 52명이 누군지도 밝혀져야 한다.
footballavenue@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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