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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인어공주’가 싫다면 인종차별일까

  • 작성자: 현기증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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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470
  • 2023.06.03
“인어공주 이상해. 다른 사람 같아.” 지난 주말 함께 극장을 찾은 여섯 살 조카의 한 줄 평이다.

인어공주의 원작자인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은 자신의 동화에서 ‘길고 탐스러운 머리카락, 심해와도 같은 푸른 눈, 장미 꽃잎처럼 부드러운 피부, 인간이 된 뒤에는 예쁜 하얀 다리’라는 표현으로 인어공주를 묘사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개봉한 디즈니의 실사 영화 ‘인어공주’에서는 레게머리를 한 흑인 배우 할리 베일리가 주인공인 에리얼을 연기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에리얼의 이미지와는 괴리감이 있는 캐스팅이다.


베일리의 캐스팅을 옹호하는 측은 리메이크 작품이 아니기 때문에 누가 에리얼을 연기해도 상관없다고 주장한다. 공주는 무조건 아름답고 가녀린 백인이어야 한다는 편견과 선입견이라고도 한다. 베일리 역시 “피부색을 반대하는 사람들에 대해 괘념치 않는다”며 이번 논란을 인종차별 문제로 몰고 갔다.

하지만 검은 인어공주에 반감은 유색인종이 공주를 연기했기 때문이 아니다. 원작 캐릭터와 배우 간 이미지 일치는 인종과 무관하다.
국내 웹툰을 드라마로 만든 ‘치즈인더트랩’도 주인공 홍설 역에 배우 김고은이 캐스팅됐을 때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이 많았다. 일본 만화 ‘데스노트’에서 야가미 라이토 역을 맡은 후지와라 다쓰야 역시 같은 비판에 시달렸다. 이처럼 캐스팅에 대한 비판은 원작과 같은 인종일 때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원작의 백인 캐릭터가 영화에서 흑인으로 바뀌어도 그 이미지를 충분히 잘 살리면 호평받는 경우도 많다. ‘쇼생크탈출’에서 원작의 붉은 머리 캐릭터를 연기한 모건 프리먼이 그랬고, ‘토르’ 등 마블 시리즈에 나온 헤임달 역의 이드리스 엘바가 그랬다. 둘 모두 흑인이지만, 캐스팅에 대한 어떠한 논란도 없었다.

영화 인어공주는 제목과 주인공의 이름, 예고편 모두 1989년 나온 애니메이션 인어공주를 떠올리게 한다. 수십 년을 걸쳐 이미지가 정립된 캐릭터를 자연스레 떠올리게 해놓고, 아무런 개연성도 없이 이미지에 부합하지 않는 배우가 출연하니 논란이 생기는 것이다. 별개의 영화라서 괜찮다고 주장하고 싶다면, 새로운 창작물의 인어공주를 내놨어야 했다.


앞서 감독인 롭 마샬은 베일리의 출연을 반대하는 이들에 대해 “편협한 사고를 갖고 있다”고 했다. 원작의 이미지와 맞지 않는 배우를 캐스팅한 것이 감독의 자유라면, 원작의 캐릭터를 최대한 표현할 수 있는 배우를 원하는 것 역시 관객의 자유다. 자신들의 자유를 내세우며 다른 쪽의 자유를 무시하고 편협한 사고로 칭하는 것은 꽤나 건방지다.

한 가지 더 언급하자면, 영화에서 에리얼은 상어에게 공격받는다. 그런데 산호초와도 대화를 나누는 인어공주가 같은 바다 생물인 상어와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 상어는 사람을 공격하는 위험한 생물이라는 감독의 ‘편협적 사고’가 그대로 드러난 연출이 아닐 수 없다. 만약 후속편을 제작할 생각이라면 그때는 상어를 차별하지 않길 바란다.


http://www.dailysportshankook.co.kr/news/articleView.html?idxno=305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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