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인도네시아 발리에 시댁 식구가 사는 A씨(33)는 이번 여름 발리행 항공권 값을 보고 경악했다. 왕복으로 인당 120만원을 훌쩍 넘겼기 때문이다. 연로한 시어머니를 모시고 가는 탓에 직항 외에 선택지가 없던 김씨는 여행을 보류해야 했다. 그는 "코로나가 끝나도 티켓 값에 강제 이산가족이 되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8월 인도네시아 발리 직항 항공권은 편도 기준 60만원에서 90만원대 사이에서 판매되고 있다.

약 7시간을 비행하는 인천~발리 노선에서 직항편을 운영하는 항공사는 대한항공(003490)이 유일하다. 마찬가지로 인도네시아 운수권을 보유한 아시아나항공(020560)은 자카르타에 집중하고 있다. 외항사의 경유 항공편은 인천에서 발리까지 비행시간이 짧게는 10시간에서 30시간 이상으로 늘어난다.

반면 비행시간이 7시간으로 같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는 직항 항공권 값이 편도 40만원에서 50만원대에 형성되고 있다. 자카르타에는 아시아나항공과 현지 항공사인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이 대한항공과 함께 취항했다.

운항거리가 비슷한 인접 지역인데도 항공권 가격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노선 독점 여부가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여름 성수기에 특히 인기가 많은 발리의 특성도 반영됐다.

반면 비행시간이 6시간40분 내외로 인도네시아와 비슷한 조건인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는 편도 직항 기준으로 20만원대 항공권도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 외에도 말레이시아항공, 바틱에어 말레이시아가 다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독과점 노선일수록 항공 운임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몽골, 괌·사이판처럼 복수 항공사 체제가 갖춰져야 경쟁을 통해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여행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대한항공이 1995년부터 홀로 운항하던 몽골 울란바토르 노선의 경우 항공권 값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비판이 일자 정부는 2019년 아시아나항공을 진입시켰고, 이후 저비용항공사(LCC)까지 추가되며 항공권 값이 안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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