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남은 유일한 한국 국적의 위안부 피해자인 하상숙(88) 할머니가 고국에서 생의 마지막을 보내기 위해 10일 한국 땅을 밟는다.

 

중국에서 살아온 하 할머니는 지난 2월 계단에서 넘어지면서 갈비뼈가 폐를 찌르는 중상을 입고, 우한의 동지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한때 폐 염증으로 생명이 위독한 상태였으나 최근 의식을 회복하고 병세가 다소 호전됐다. 하 할머니는 평소 고국을 그리워하며 부모님이 묻혀있는 고향에서 생의 마지막을 보내고 싶다는 소망을 주변에 밝혀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지난 3일 국내 의료진이 현지로 건너가 건강상태를 확인한 이후, 국내 이송이 가능하다는 소견을 받고 하 할머니의 귀향을 돕기로 했다고 여성가족부는 이날 설명했다.

 

하 할머니는 열일곱의 나이에 돈을 벌게 해준다는 말에 속아 중국에 위안부로 끌려갔다. 고초를 겪은 뒤 광복 이후에도 고국에 돌아오지 못하고 방직공장에서 일하면서 생계를 유지해왔다. 중국인과 결혼해 남편이 데리고 온 세 딸과 함께 살아온 할머니는 중국 귀화를 거부해오다 1999년 한국 국적을 회복했다. 이후 지난 2003년 한국에 들어와 2년여 동안 머물기도 했으나 연고가 없어 다시 중국으로 돌아간 바 있다.

 

하 할머니는 이날 오후 4시(한국시각)에 인천공항에 내려 대기중인 의료진과 함께 중앙대병원으로 향할 예정이다. 국내 의료진 4명과 함께 막내딸 류완전씨와 손녀가 하 할머니의 보호자로 동행한다. 정부는 기존에 하 할머니에게 지원되고 있는 생활안정지원금 외에 병원 입원치료비와 기초생활보장급여, 지방자치단체 지원금 등을 추가로 지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