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한 아파트 주민들이 차분한 대응으로 불이 난 집에 홀로 있던 8살 어린이를 구조했다.
27일 광주 광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6시10분께 광주 광산구 월계동 모 아파트 4층에서 불이 났다.
화재가 난 집에는 A(8)군 혼자 있었으며, 아파트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는 것을 본 인근 철학원 관계자가 119에 신고했다.
아파트 단지 주차장에 모여 있던 주민 40여,명은 A군에게 "불길을 피해 거실쪽 베란다로 이동하라"고 말하며 안정시켰다.
아파트와 100m가량 떨어진 상가에서 김밥집을 운영하는 한재식(38)씨는 A군을 구조해야겠다는 생각에 곧장 4층으로 향했다.
'펑'하는 굉음과 함께 불이 집안 곳곳으로 번졌고, 한씨 등 주민 5명이 출입문을 열기 위해 힘을 모았다.
한 주민에게 망치를 건네받은 한씨는 문고리 등을 수차례 내리쳤으나 출입문을 부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문 틈으로 새어나오는 유독가스의 양이 점차 많아지고, 불길이 거세지면서 상황은 급박해졌다.
같은 시간 3층에서도 주민 4명이 베란다에 기댄 채 울고 있던 A군을 구조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이들 중 1명이 3층 베란다를 통해 불이 난 4층 집으로 올라갔으며, A군을 먼저 내려 보낸 뒤 빠져나왔다.
이 과정에 다른 주민들은 A군과 4층으로 올라간 주민이 떨어지지 않도록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불길이 베란다 인근 거실까지 덮쳐 구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A군은 주민들의 차분한 대처로 8분 만에 구조될 수 있었다.
A군은 목 등에 가벼운 화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한씨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며 "긴박한 상황에서 주민들이 일사불란하게 대응을 잘 했다. 모두가 힘을 모아 구조해낸 것"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출입구 쪽 전선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불로 내부 75.9㎡가 타 소방서 추산 2000여 만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이런분들이 있기에 아직 대한민국은 폭망하지 않고 버티고 있나 봅니다. 훌륭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