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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하(閣下)라는 호칭 문제 없을까?
각하는 특정 고급관료에 대한 호칭이다. 일반적으로 특정 고급관료는 대통령, 국무총리, 국회의장 등을 생각할 수 있으나 각하는 실제로는 대통령 한 사람에게만 사용된다.
그런데 각하란 호칭은 원래는 신분질서가 엄격했던 시절에 만들어진 3등급 호칭에 불과할 뿐 대통령에게 붙일만한 극존칭은 아니다. 즉, 황제는 '폐하', 제후는 '전하', 대신은 '각하'라 했던 것이다.
각하라는 게 ‘각(閣)’에 계신 분을 뜻한다. 각은 소식이나 배움을 널리 알리는 용도의 건물이다. 하지만 이 각이 가장 높은 곳을 뜻하지 않는다.
건축에서 보면 가장 격이 높은 건물은 ‘전(殿)’이다. 왕, 왕비 또는 상왕, 대비 등 궐 안의 웃어른이 사용하는 건물이다. 즉, 궁궐의 전각에 붙이는 이름이다.
그 다음 격이 ‘당(堂)’이다. 규모는 전(殿)과 비슷하지만 좀더 사적인 건물에 쓰인다. 또 선비들이 살거나, 궁궐 안에서 관리들이 정사를 돌보던 곳에 이 명칭을 썼다. 공적이 뛰어난 정승급 인물들이 명예퇴직 후 낙향하면 고향집에 사용하라고 임금이 하사했다고 한다.
그리고 ‘합(閤)’이라는 게 있다. 정문 옆에 붙은 쪽문을 뜻하고, 전이나 당에 붙은 부속 건물도 합이라 했다. 그 다음에야 ‘각(閣)’이다. 규장각, 보신각, 종각 등에 쓰인다. 그리고 왕실 가족이 사는 집이나 선비들이 사는 기숙사 ‘재(齊)’, 지방 관아나 학자들 집인 ‘헌(軒)’ 등이 있다.
건물 이름만 따져도 각하라고 하면 중간 급 밖에 안되는 것이다.
중국에서 만들어져 한때 지방 수령들에게까지 붙이던, 아주 흔한 호칭이었던 이 말은 근세 일본에서 부활해 칙임관(임금이 임명하던 벼슬) 이상의 문관, 육군 소장 이상의 무관에게 사용되었고, 이런 관행이 일제 강점기에 우리나라에 들어 왔다.
일본의 관례에 따라 처음에는 국무총리, 국회의장 등 고급관료들에 사용되었으나 점차 대통령에게만 쓸 수 있는 말로 굳어졌다. 각하의 각(閣)은 대신이 집무를 보는 집을 뜻 한다.
각하라는 호칭. 국민들이 불편해하는데 써야만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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