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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이야기] 10대 여학생 실종 사건 (FBI)

  • 작성자: 크리미널마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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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 36921
  • 2015.10.16

 

19802월 말, 오하이오 주의 소도시 제노아에서 10대 여학생인 데브라 수 바인은 저녁 8시 경 친구집을 나와 두 블록 떨어져 있는 자기 집으로 향했지만 그 뒤로 소식이 끊어졌다.

 

다음날 아침 그녀를 수색하다 그녀의 장갑을 한 짝 찾아냈다.

 

그리고 좀 더 뒤에는 바인의 집에서 머물고 있는 한 아주머니가 전화를 받았는데, 그녀의 말에 의하면 전화를 건 남자는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쯤인 백인 남자 같았고 남부 또는 뉴 잉글랜드 말투를 썼다는 것이었다.

 

"우리가 당신 딸을 데리고 있소. 8만 달러를 준비하시오. 그러지 않으면 두 번 다시 딸을 못 보게 될 거요."

아주머니가 데브라를 바꿔달라고 하자 남자는 전화를 끊어 버렸다.

 

아주머니는 경찰에 진술할 때 제노아의 특징적인 전화 시스템으로 보아 남자가 장거리 전화를 건 게 아니라 그 지역에서 전화를 걸었던 게 틀림없다고 했다.

 

그 다음날 데브라의 아버지는 두 번째 전화를 받았는데, 멕시코 말투를 쓰는 그 남자는 데브라를 자기가 데리고 있다면서 5만 달러를 요구했다.

 

바인 씨 역시 딸과의 통화를 요구했지만 남자는 자기를 믿으라면서 돈을 가져올 장소를 나중에 알려주겠다고 했다. 그 통화 내용은 녹음이 되었다.

 

몸값이 요구되었기 때문에 FBI는 그 사건에 개입할 수가 없었고 클리블랜드 지국이 그 사건을 맡게 되었다.

 

 

그런데 납치사건이 발생한 지 사흘 째 되던 날, 뜻밖의 행운처럼 보이는 일이 생겼다.

 

제노아에서 서쪽으로 3.2킬로미터쯤 떨어진 길가에 버려진 데브라의 옷가지 몇 점이 발견된 것이다.

 

나머지 옷가지는 다음날 같은 지역의 또다른 길에서 발견되었다.

 

그녀의 스웨터 근처에는 노란 법률용전에 손으로 그린 지도가 구겨진 채 떨어져 있었다.

 

지도는 옷이 발견된 지역을 나타냈고,

표시가 된 점들은 근처에 있는 강의 다리에서부터 수색해야 한다는 암시인 것처럼 보였다.

 

경찰은 강으로 갔다.

거기에서 타이어 자국과 무엇인가를 다리 쪽으로 끌고 갔던 듯한 두 사람이었지만 강 근처를 수색하면서 어떤 단서도 찾아내지 못했다.

 

경찰은 데브라의 시체 유기 장소를 찾아낸 것이 확실하다는 생각으로 강을 따라 수색을 계속해 나갔다.

 

또 바인의 집 전화를 모니터하기 위해 녹음기를 설치하기도 했지만, 유괴범은 더 이상 메시지를 보내오지 않았다.

 

FBI 요원들인 딕 워렌과 조지 스타인바흐를 통해 나는 그 납치사건의 세세한 사항들을 알아냈다.

 

그리고 이어서 발견한 옷가지와 지도, 몸값을 요구하는 통화내용 등에 관해 알아본 뒤 곧 결론을 내렸다.

 

그 단서들은 경찰을 현혹시키기 위해 고의로 조작된 것들이었다.

 

한마디로, 경찰은 그 상세한 지도 때문에 엉뚱한 곳으로 유인되어 데브라의 시체가 강에 던져졌을 것이라고 믿게 되었던 것이다.

 

고의적인 조작에 부닥쳤을 때 시급히 요구되는 일은 범죄자가 가리키려고 한 방향의 정반대쪽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클리클랜드 지국의 동료들과 제노아 지역 경찰관들에게 말했다.

 

범인이 전화를 했을 때는 데브라가 아직 살아 있었겠지만 몸값을 더 요구하겠다고 했을 때는 이미 살해되었을 것이 거의 확실했기 때문이다.

 

이런 유형의 범죄를 눈여겨 본다면 이 사건은 누군가가 그녀를 차 안으로 끌어들인 다음 강간이나 성폭행을 하던 중에 살해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았다.

 

그러나 아마도 신중히 계획된 납치라기보다는 충동적인 범죄일 것이며,

데브라의 죽음도 예기치 못했던 일일 것이다.

 

살인을 한 뒤에 범인은 순간적으로 겁을 먹었을 것이고,

다음에는 경찰을 미궁에 빠뜨리기 위한 계획을 짜기 시작했을 것이다.

 

, 옷가지와 지도를 길가에 떨어뜨려 놓고 강 옆에 자동차 바퀴 자국과 끌린 자국을 만들어 수사가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도록 하기 위해 꾸며낸 것이었을 게 뻔했다.

"범인은 납치한 처녀를 찾지 못하게 치밀한 술수를 썼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결론을 내렸다.

 

전화 통화 역시 고의로 조작된 것 같았다.

 

그 곳은 주민이 2천명 정도밖에 안 되는 좁은 지역이어서 납치범이 쉽사리 경찰의 눈에 띌 것이고, 그런 사실을 아는 범인은 모든 수단 방법을 동원해 수사의 초점을 흐리게 하려고 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나는 용의자에 대한 범인상 분석을 해 나갔다.

 

범인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인 건장한 체격의 백인 남자인 것 같았는데,

그 이유는 범인이 방해를 받지 않고 길거리에서 데브라를 납치할 수 잇을 만큼 몸집이 컸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또 체력 단련을 하고 고성능으로 개조한 승용차를 몰고 카우보이 부츠를 신는 것으로 자신의 열등의식을 보상받으려는 반사회적 부류일 수도 있다.

 

그런 방향으로 추론을 하면서 나는 그를 공격적인 성향의 싸움꾼, 잘생긴 외모 덕으로 여자들에게 호감을 사는 인물로 설정했다.

 

따라서 그는 여자와 문제가 생겼다든가 하는 일을 모욕적으로 받아들였을 것이고,

그 반발심으로 첫 번째 마주친 매력적이고 나약한 젊은 여자를 낚아 챘을 것이다.

 

 몸값의 요구와 지도를 그린 솜씨, 그리고 범죄현장 조작 등으로 보아 범인은 수사 진행 절차에 정통한 인물임이 분명했다.

 

납치범은 전직 경찰관이나 사립탐정 또는 경비원이었는데 6개월 내지 9개월 전에 해고되어 실직 상태에 있는 사람일 것이다.

 

 아마도 그는 살아오면서 여러 가지 곤경에 빠졌을 것이고, 그런 곤경 중의 하나가 원인이 되어 최근에 직장을 잃고 여자와의 관계에도 종지부를 찍게 되었을 것이다.

 

그는 최소한 한 번은 이혼을 했을 것이며 전처나 여자친구와 갈등을 겪는 중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는 실직 기간 동안에 범법행위를 저질러 체포를 당했을 수도 있다.

 

자제력이 약한 사람들에게는 대체로 곤경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으며 직장을 그만두거나 한 뒤에는 연이어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 남자의 경우 역시 직장과 아내 또는 여자친구를 잃고 나자 곤경으로부터 헤어나올 수가 없었을 것이다. 한때 법집행자였던 이 범인은 고감도 라디오나 도청 장치를 갖춘, 경찰차와 유사한 차를 몰고 다닐지도 모른다.

 

많은 살인범들은 경찰의 권위를 사칭하기 좋아한다.

 

나쁜 목적을 위해 경찰의 권위를 이용하려는 그 똑같은 충동이 전직 경찰관들에게서도 나타난다. 그래서 때로는 경찰관이 기소까지는 되지 않더라도 심각한 범법행위를 저질러 직장을 잃는 경우도 생긴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그는 상관과 성격적인 갈등을 빚어 해고되었다고 적당히 둘러대면서 다른 경찰서의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

 

6장에서 나는 제럴드 셰퍼에 대해 논의했는데 그의 경찰 이력이 바로 그런 경우이다.

 

나는 범인상 분석으로 제노아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를 두 명 떠올렸다. 그 중 하나는 18세 된 처녀와 동거한다는 이유로 최근 제노아 경찰서에서 해고당한 서른 한 살의 경찰관이었고, 또 하나는 한 때 인근 경찰서에 있다가 철도 공안원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거기에서도 9개월 전에 쫓겨난 남자였다.

 

첫 번째 남자는 수사 현장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지나치게 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는데, 범죄자들은 그런 식으로 경찰의 수사 현황을 알아내어 경찰보다 한 발 앞서 수 있기 때문에 죄를 은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결국 그 용의자는 알리바이를 입증했고 혐의를 벗었다.

 

두 번째 용의자는 잭 갤이라는 사람으로 범인상 분석에 아주 잘 맞아떨어지는 사람 같았다. 그는 미시건 호숫가에 전처와 공동명의로 사들인 통나무 별장 몇 체를 소유하고 있었는데 그것들을 매각하려고 하면서 갈등을 빚고 있었다.

또 그 외에도 그는 철도 공안원 노릇을 그만둔 뒤 미시건에서 절도 혐의로 체포되었던 적이 있었고, 고감도 라디오가 장착된 최신형 몬티 카를로 승용차를 가지고 있었다. 사실 그는 범인상 분석과 너무도 정확히 일치했기 때문에 우리는 그가 스스로 범죄사실을 털어놓기를 바라고 멀찌감치서만 그를 감시하기로 했다.

 

 

몇 주일 뒤에 희생자의 아버지는 멕시코 말투를 쓰는 남자로부터 몸값을 어디에 둘 것인지 곧 알려주겠다는 전화를 받았다.

 

그런데 그 사건을 맡고 있던 제노아 경찰관 중 한명이 녹음된 테이프를 듣고 있다가 전화를 건 사람은 잭 갤이 분명하다고 단언했다.

 

왜냐하면 갤이 종종 멕시코 말투를 흉내내어 동료 경찰관들을 웃기곤 했기 때문이었다.

 

다음날 410일 네 번째 전화가 걸려왔다. 그 전화는 제노아에서 몇 마일 떨어진 울코 상점의 공중전화라는 게 확인되었고, 납치범이 그 전화를 다시 사용할 것이라는 기대하에 감시망이 펼쳐졌다.

 

그같은 간단한 조치에 의해 사건은 해결되었다.

 

 

공중전화를 지켜본 성과는 즉각 나타났다.

다음날 오후, 공중전화 근처에 차를 주차시키고 잠복해 있던 수사국 요원들은 갤이 전화를 걸고 있을 동안 그 모습을 스냅사진으로 찍었다. 바로 그 시간에 바인 씨는 자택에서 전화를 받고 있었다. 갤은 "오늘밤이오"라고만 말한 뒤 정확한 지시는 저녁때 다시 하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종이 쪽지를 꺼낸 다음, 흰 장갑을 끼고 그 쪽지를 공중전화 받침대 바로 아래에다 조심스럽게 붙였다.

 

그런 뒤에 갤은 급히 떠났다. 한동안 그를 뒤쫓던 요원들은 갤이 미행 사실은 눈치챈 것 같아서 더 이상 쫓지 않기로 했다. 어쨌든 그의 거처는 알려져 있었고 물론 감시 하에 있었다.

 

저녁 때 바인씨는 울코 상점의 공중전화 부스에 가보면 추가 지시가 있을 것이라는 전화를 받았다.

 

지시 내용은 전화 받침대 밑에 테이프로 붙인 종이 쪽지에 적혀 있었는데, 그 쪽지는 갤이 아홉 단계로 나눠 비슷한 곳에 숨겨놓은 첫 번째 것이었다.

 

바인과 그의 차에 숨어서 같이 타고 있던 요원들은 바인의 딸이 있는 장소에 이를 때까지 차를 바꿔 타라는 지시를 받아 이 공중전화에서 저 공중전화로 쫓아다니면서 그 지역을 몇시간씩 돌아다녀야 했다.

 

그 추적은 처음부터 끝까지 수사국의 항공기와 정교한 감시망을 통해 관찰되었고, 마침내 바인 씨는 강 근처 외진 곳에다 돈 가방을 내려 놓았다.

 

그러나 누구도 돈가방을 집어가지 않았고, 바인 씨의 딸도 돌아오지 않았다. 강으로 갔다 온 지 5시간 후에 바인 씨는 돈가방을 되찾아 집으로 돌아왔다.

 

수사당국은 납치범이 데브라를 그때껏 살려 두었으리라는 희박한 가능성 때문에 그 제스처 게임을 용인했지만 아무런 소득도 없었다.

 

그 교묘한 속임수는 갤이 알리바이, 즉 이 공중전화에서 저 공중전화로 추적이 벌어질 동안 그는 집에서만 있었다는 알리바이를 조작하기 위해 벌인 짓 같았다.

 

하지만 그 아홉 번의 이동은 모두 쪽지로 지시되었기 때문에 사실상 갤에게 알리바이를 제공해 줄 수 없었다.

 

데브라 수 바인의 시체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수사당국은 갤을 금품 강요죄로 기소할 수 있을 만한 증거를 확보해서 그를 기소했다.

그는 신속히 진행된 재판에서 형을 선고받았고, 희생자의 시신이 마침내 발견되자 살인죄로 다시 기소되었다.

 

데브라의 시체는 제노아 근처의 인적없는 곳에서 발견되었는데, 그곳은 앞서 언급했던 엉터리 지도에서 X표시가 되어 있는 지점과 정반대 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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