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선경기였지만 모두가 놀라기에 충분했다. 후반 32분 우르모브의 대포알 같은 프리킥이 바르셀로나의 골대에 꽂히는 순간 축구팬들은 운동장이 떠나갈 듯한 환호성을 질렀다. 아시아 최고클럽이 유럽의 명문 클럽을 꺾었다.
아시아클럽선수권을 2차례나 거머쥐었던 수원 삼성이 2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삼성전자 초청 스페인 FC 바르셀로나와의 친선경기서 우르모브의 결승골을 앞세워 1대0으로 승리했다.
수원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서 16차례나 우승했던 바르셀로나를 제압함으로써 세계적인 클럽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시종일관 경기는 팽팽했다. 호화군단 바르셀로나는 한 수 위의 실력답게 여유있게 나섰고, 수원은 안방에서 투지로 맞섰다.
바르셀로나는 공격에 라르손(스웨덴), 호나우딩요(브라질) 등을, 수비에 스페인 국가대표 출신의 푸욜을 내세웠다. 수원도 브라질 듀오 마르셀, 나드손과 스피드가 좋은 김대의를 전방에 포진시켜 날카로운 기습공격으로 당당히 맞불을 놓았다.
두 차례 정도씩 골기회를 무위로 날린 양 팀은 전반을 0-0으로 마쳤다.
후반들어 바르셀로나는 친선경기임을 감안해 라르손, 지울리, 벨레티 등의 선수를 대규모로 교체했고, 수원도 우르모브와 김동현 등을 공격에 교체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양 팀의 밀고 당기는 공방이 한여름밤 무더위 만큼이나 한창 달아올랐을까. 결국 승부의 추는 후반 32분 한 방에 수원쪽으로 기울었다. 마르셀과 교체돼 들어간 우르모브가 왼발로 찬 35m짜리 프리킥이 바르셀로나의 크로스바를 맞고 골대 안으로 빨려들어간 것이다.
당황한 바르셀로나는 동점골을 넣기 위해 호나우딩요, 반 브롱크스트 등을 앞세워 안감힘을 썼지만 수원의 수비벽을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경기 종료직전 호나우딩요가 수원의 골지역을 돌파하다 수비수에 걸려 넘어졌지만 페널티킥을 얻어내지 못한 게 바르셀로나로서는 아쉬웠다.
이날 툭 튀어나온 앞니가 트레이드마크인 호나우딩요는 화려한 개인기로 관중들의 큰 박수를 받았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